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표탐구자 Aug 14. 2022

해봐야 압니다

소위 '컨설팅'의 영역에서 저를 홍보하고, 우연히 기회를 가지고, 그 '컨설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컨설팅을 받는 입장에서는 비용, 즉 '돈'을 들여하는 컨설팅이고, 저는 '돈'을 받고 하는 컨설팅인데, 상호 간에 원하는 기대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돈을 받았으니 잘해야 한다'라는 압박이 있는 반면, 컨설팅을 받는 입장은 '절박'하지만 일면 너무 당연하고 기초적인 부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개선하고자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들 다 아는 거, 남들은 다 극복한 거'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큰 '장벽'일 수 있음을 새삼 느껴봅니다. 예쁘게 말하면 세상의 다채로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일'임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컨설팅을 하는 입장에서는 '편하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컨설팅을 받는 쪽은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원합니다. 모든 일에 '근본', '기본' 등등은 사실 누구나 쉽게 말하지만 정확히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어렵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몰랐는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중심 컨설팅으로 저를 홍보하고 있었는데 타인과 대화가 잘 안 된다는 분이 연락해왔습니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상호 간에 연습 삼아 한 번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만나봤더니 상대방은 자신을 꽉 잠그고 있었습니다. 제 앞에서도 너무나 긴장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일단 거창한 원인 분석이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에 컨설팅의 초점을 맞춰 분위기를 이완시켜 갔습니다. 그렇게 찬찬히 이야기를 해보니, 상대방은 대화의 기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습니다. 컨설팅을 받는 당사자의 문제점에 대해 서로 동의하고 나니, 두세 번 더 컨설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컨설팅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제가 질문을 하고, 상대방은 답을 하고. 제가 질문을 하고, 상대방은 답을 하고. 그렇게 서너 번 컨설팅(?)을 진행해갔는데, 어느 날 상대방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 가족들이 제가 좀 바뀐 것 같다고 해요.' 놀라웠습니다. 


컨설팅을 받는 분은 대단한 언어구사 능력이나, 발표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개인적 사정 때문에 '말을 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랑 누군가에게는 매우 일상적인 대화를 의도적이지만 주고받고 하다 보니 개선이 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잘 찾는 것은 역시 모든 일의 시작입니다. 요즘은 제가 질문하는 것보다 답을 충실히 듣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한 프레젠테이션의 상처를 극복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