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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표탐구자 Jul 15. 2023

발표 '스토리텔링' 하고 싶으면 '정리'부터!

욕심은 일단 버리시고

다 아는 스토리텔링


한동안 꽤 많이 언급되던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은 이제 평범한 단어가 된 듯하다. 언론을 비롯한 각종 SNS에 자주 노출되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 한정하지만, 적어도 상대방과 대화하며 '스토리텔링'이란 말을 썼을 때, '그게 뭐죠?'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발표에서 스토리(텔링)란 무엇일까?


기승전결의 구조? 발표자 자신만의 이야기? 특정한 사례를 이야기 형식의 예를 들어 표현하는 것? 등등 정의해 보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다 갖다 붙여도 되겠다. 이렇게 하고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하고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도 있는데. 내가 판단하는 스토리텔링이 이뤄지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는 '흐름'이다. 발표 콘텐츠의 시작에서 끝까지 '하나의 흐름'이 느껴지면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흐름 정도는 누구나 다 아는 것 아닐까?


아니다. 아니, 알고는 있는데 구현해 내는 이들은 생각보다 적다. 내게 의뢰해 온 이들의 '초안'을 검토해 보면 콘텐츠가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되지 못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이기도 할 것이고, 이게 중한 지, 저게 중한 지 판단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고, 하나의 흐름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 그러다 보니 '양념을 치는' 약간의 구성 기술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 벌어진다.


어떻게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첫째로, 기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의 발표인지, 최대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인지, 발표 콘텐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청중인지 등등을 정의해 놓는 것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다 하지도 못했다든지', '청중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라든지'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낭패니까. 청중의 이해와 관련된 예를 하나 들면, 나는 종종 특정 전문 영역의 발표자료 기획이나 발표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 의뢰인이 기본적인 자료를 정리/제공하고, 청중 수준이 '발표 콘텐츠에 대한 전문성'이  낮다는 것에 의뢰인과 합의가 된 경우이다. 그러면 나는 주어진 초안을 기준으로 일반 청중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표자료를 구성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청중 분석이 된) 의뢰인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둘째로, 앞서 정리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가감이 필요하다. 청중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이야기, 주어진 시간 동안 설명해도 청중이 이해 못 할 이야기는 과감히 뺀다. 이때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꼭 이해/설득이 필요하다면 여기서 자료의 시각화나 비유 등을 통한 설명을 더한다. 발표에서는 경험상 잘 빼는 능력이 더 빛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제한된 시간 내에 하는 PT의 경우 더더욱 빛난다. 


셋째로, 정의하고 가감한 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 두 단계를 거치면 콘텐츠의 알맹이만 남았을 것이다(아니면 다시 하길 추천). 이제 알맹이들만 가지고 초중고에서 배웠던 기술들을 써보면 된다. 우선 기승전결까지도 아니고 기본적인 논리 순서로 콘텐츠(장표)를 나열한다. 주욱 읽어봤을 때 크게 논리적 비약이 없다면 다음 단계를 고민하면 된다. 결론부터 말하거나, 결론을 맨 마지막에 말하거나. 한두 마디의 인상적인 도입 멘트를 생각해 보거나, 감동적인 클로징 멘트를 생각해 보거나. 혹, 시간이 남는다면, 강조하고픈 부분을 좀 더 부각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하거나. 


정리가 '하나의 흐름'을 가진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다.


나는 발표 콘텐츠를 준비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앞서 설명한 첫째(기준 정의)와 둘째(콘텐츠의 가감)다. 셋째는 열심히 첫째, 둘째 작업을 마친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열심히 '정리'부터 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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