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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빠 Jun 10. 2024

소심+완벽주의+독서= 선비 같은 우리 아이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순함이 뿜뿜이었어요. 그냥 주면 먹고 재우면 자고 놀아주면 웃고.

처음에는 뭔가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로 얌전하고 순해서 고맙기도 하고 그랬죠.

그런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고 단체생활도 하게 되면서 뭔가 다른 게 눈에 보이고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일단 아이는 책을 너무 좋아해요.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무슨 장원급제라도 할 기세로 책만 봅니다. 집에 있는 시간 90% 이상을 책만 봐요. 잠깐 아빠랑 공놀이하고 자동차 놀이하는 것 외에는 책만 붙잡고 있어요. 집에 더 이상 책을 놓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아이의 책사랑이 대단합니다. 책 보느라 간식도 마다하는 아이예요.


그리고 뭘 알려주면 완벽하게 하려고 해요. 걷는 것도 서는 것만 좀 도와줬는데 혼자서 하루종일 연습하더니 한 달 만에 마스터했고 말문도 살짝 늦게 터졌는데 하루종일 옹알옹알 연습하면서 단기간에 청산유수처럼 정말 3살 같지 않게 말을 해요. 저도 잘 모르는 단어를 이야기할 때도 있어서 놀라기도 합니다.

대소변 가리기도 3살 때 슬쩍 시도해 봤는데 2주 만에 낮이고 밤이고 다 성공했어요. 이게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이가 막 연구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본인이 언제쯤 신호가 오고 언제쯤 엄마한테 말해서 변기로 가고 밤에는 어떻게 하면 소변이 안 마려운지 등등이요. 


또 어린이집을 가보면 아이가 다른 남자아이들에 비해 소심한 것이 눈에 뜨여요. 어린이집에서도 활동적으로 놀거나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보고 지내고요. 친구들에게 뭘 주는 것도 친구를 크게 부르지 못하고 주변에 계속 맴돌다가 친구가 쳐다보면 그제야 줘요. 친구들의 장난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장난친 친구를 때리는 등 소심한 성격이 드러나요.


둘째는 너무 평범한데 첫쨰가 이래서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이런 아이는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요?





먼저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단정해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를 이런 아이야라고 규정짓고 쭉 한 가지 양육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아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발달 과정을 보면서 그에 맞는 양육 방식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아이의 한 부분만 보고 아이를 규정하고 틀에 박힌 양육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사실 걱정하시는 아이의 모든 부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모습 중 일부이기 때문이지요. 다만 아이가 현재 연령을 잘 살아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하거나 배워야 하는 부분은 아이가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알려주실 수는 있어요.


가령 지금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사회성을 막 배우고 있다면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배울 필요는 있어요. 예를 들어 친구가 장난을 쳤을 때 때리는 것으로 반응을 하지 말고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나 불편해, 그러지 않았으며 좋겠어) 혹은 친구에게 뭘 주려고 할 때 어떻게 부르고 어떻게 줄 수 있는지를 가정에서 같이 연습을 해보면 좋습니다.


아이를 바라볼 때 '왜 다른 아이들처럼 못하지?' , '왜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라는 걱정에서 그치지 말고 '그럼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같이 연습해서 실제 생활에서 적용시켜 주지?'라고 생각하시고 능동적으로 개입하셔야 합니다.


아이들은 많은 부분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경험을 하며 획득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아이는 책을 읽는 시간이 많다 보니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적겠죠. 그래서 가정에서 이런 것들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둘째가 있다고 하시니 부모님과 둘째 자녀까지 연계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 등을 연습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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