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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아빠 Jun 18. 2024

헤어짐이 너무 힘든 아이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의 불리분안이 심해서 걱정이에요.

올해 3월 새로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잘 다니더니 5월쯤 분리불안이 시작되어서 유치원에 가기 싫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다며 매일 울면서 등원하는 중이에요.

울면서 엄마 없으면 내 편이 없어라고 이야기를 하질 않나 엄마와 떨어지면 무서운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말도 해서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저도 눈물이 나고 선생님께 연락도 드려봤어요.


아니 근데 이게 웬걸 막상 유치원에 가면 너무 잘 논다는 거예요. 그 헤어지는 순간에만 투정을 부리고 우는 것 같아요. 초기에야 저도 마음이 아프고 달래고 하는게 있었지만 한 달이 넘어가니 저도 너무 힘드네요.


엄마랑 헤어지는 게 영원한 것도 아니고 엄마가 없다고 무서운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고 해도 자기도 그건 아는데 헤어질 때 자꾸 눈물이 난다네요.


어제 선생님이 연락 오셔서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놀다가 조기 하원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해주셨어요.


하원 후에도 강아지 마냥 제 뒤만 졸졸 쫓아다녀요. 아예 유치원이고 뭐고 다 끊고 일주일정도 집에 있게 하면 증상이 좀 괜찮아질까요?





사연을 통해 추측을 해보자면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그 순간이 힘들고 막상 유치원에서는 잘 논다는 것을 보아 심각한 분리불안 증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헤어질 때 잘 헤어지는 것이 우선이겠네요.


괜히 찡한 마음에 이별의 순간이 긴 부모님들이 있어요. 달래주고 대화 많이 하고 안아주고 시간을 할애하시죠. 하지만 이런 시간과 과한 행동이 들어갈수록 아이의 투정은 더 심해지게 됩니다. 이러다 엄마랑 안 떨어져도 되는 건가? 하는 기대와 함께 말이죠.


아이와의 헤어짐 순간은 짧고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물론 매정하게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엄마랑 떨어지는게 쉽지 않지? 근데 유치원 가면 친구들도 있고 오늘도 더 재미있을 거야! 엄마가 4시에 올게 그때 만나!"


이 정도의 말로 공감과 기대감 그리고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헤어지면 좋아요. 특히 시간을 꼭 말해주시고 그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이게 반복되면 엄마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헤어지고 다시 만난다는 것을 아이가 인지하고 분리불안 증상이 완화됩니다.


또 아이가 하원 후에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고 하신 것을 봐서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주는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특히 하원 후에는 시간을 내서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세요.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부족했던 엄마의 사랑을 채울 시간이 아이에게는 필요하고 또 이것이 채워져야지만 분리불안 증상이 없어집니다. 하원 후 특정 시간도 좋고 특정 놀이도 좋으니 아이가 아쉬워서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일은 없게 해주세요.


지금 엄마와 헤어지지만 꼭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엄마를 만나면 정말 신나게 논다.

이 두 가지만 아이가 인지하게 된다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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