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소중하기도 하고 첫 아이이기도 해서 제가 오냐오냐 키우고 좀 극성 맞았던 건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뭘 해보기도 전에 제가 다해주는 습관이 생겨버렸죠.
좀 아이가 끙끙대고 고민하고 스스로 뭘 해볼 기회를 줬어야 하는데 너무 제가 옆에서 케어한답시고 대신 다 해줘버렸던 거에요.
이제 7살인데 학교나 학원을 저 없이는 갈 준비조차 못해요.
요즘 좀 걱정되어서 일부러 하나둘 스스로 하게 시키고 있는데 꼭 몇개씩 빼먹고 가고 그래요.
아이 스스로도 가만히 서서 제가 옷도 입혀주고 준비해주길 바라고 있어요.
곧 초등학교도 들어가는데 걱정이 큽니다.
늦었지만 스스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고,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을 기대하지만 정말 쉽지 않지요.
특히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자신의 필요한 부분을 스스로 해내는, 자조능력을 기르는 일은 더욱더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해요. 이렇게 중요한 부분이지만, 습관을 형성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그동안 부모님께서 대부분 챙겨주셨던 것을 하루아침에 아이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먼저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처음부터 "이제 초등학생이니 스스로 다 해" 가 아니라, 처음 며칠은 학교 다녀와서 알림장을 꺼내서 내일 준비물을 확인 하는 것까지 하고 준비는 부모님과 함께 하다가, 그 이후에는 스스로 챙겨 볼 수 있는 것 몇 가지 챙겨보고, 그 다음에는 전체를 스스로 챙겨보는 등의 단계를 두고 접근 하시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스스로 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면, '이제 혼자 잘하네' 가 아니라 반드시 작은 변화도 격려해주시는 것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어제는 알림장 꺼내라고 이야기 해야 겨우 꺼냈는데 오늘은 알림장을 스스로 꺼내서 준비물을 부모님께 공유했다면, " 우와, 스스로 알림장 꺼내서 알려줬네" 하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필요해요. 나중에는 격려해주지 않아도 습관처럼 자신이 준비하는 상황이 되겠지만, 그러기까지는 격려와 칭찬,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또 준비하는 시간을 정해 놓으시면 좋아요. 예를 들어, 매일 저녁 8시에는 내일 스케쥴을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누고, 가방을 챙기고, 내일 입을 옷을 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는 약속을 정해 놓고 그 시간이면 다른 일을 하다가도 우선적으로 그 부분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시간은 가족의 형편에 따라 정하시면 되어요. 대신 일관성 있게 지켜질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해 주세요. 부모님이 너무 바쁜 시간이라던가, 아이가 신나게 놀이를 하는 시간이라면, 갑자기 그것을 그만 두고 준비하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흐지부지 되기 쉽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때로는 아이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때로는 준비물을 미리 가지고 가지 않아서 학교에서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요. 그럴 때는 그것봐라 하면서 비난하거나, 야단치며 속상해 하시기 보다는 당황스러웠던 그 상황에 대해서 감정을 나누고, 그래서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아이와 대화 나누는 시간으로 보내주세요. 그래야 자라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스스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갈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부모님의 조급한 마음을 조금 내려 놓아주세요.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요. 잘 알고 계시는 부분이겠지만, 부모님의 마음이 조급해지면, 어떤 날은 기다려주다, 어떤 날은 답답해서 해주고, 어떤 날은 스스로 안 한다고 화를 내게 되지요.
이렇게 부모님의 반응이 왔다갔다하면 아이도 헷갈리게 되어요. 그래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의 변화가 보인다면, 그 부분을 격려해 주시면서 함께 해 주세요.
처음에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실 수 있어요. 그렇지만, 조금씩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일상에서의 책임을 아이에게 돌려주신다면, 어느 순간 아이는 부모님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잘 챙길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날꺼에요.
믿어주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