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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틈 Dec 04. 2024

엄마한테 산타가 왔네?!

미리 크리스마스


"가위바위보! 와~~~ 내가 이겼다!!"

"그래... 엄마 또 졌다..."

"엄마,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해!

음... 엄마는 소원이 있어?"

"당연히 있지. 너무 많아서... 잠깐만, 생각 좀."


원래 이럴 때 뜸을 들여주는 것이 인지상정.


"마 소원은...

크리스마스날 엄마도 산타 할아버지 선물 받고 싶어!"




나도 안다.

어른은 산타의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곧 다가올 성탄절을 위해

아이들 선물을 찾느라 열심히 쿠팡을 뒤지고 있자면

어쩐지 마음이 쓸쓸해진다.


'나는...? 내 선물은 누가 챙겨줘?'


나를 위한 선물이랍시고 쇼핑도 한두 번이지.

사실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산 것은 없는 듯했다.


그렇다고 "나"를 위한 선물을 고민하기에

내 머릿속은 아이들 선물을 고르기도 바쁘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마음조급해진다.



학원 마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는 길.

누구 것인지도 모르는 택배 박스가 몇 개 쌓였다.


'애들 겨울 장갑인가? 문제집인가?'


"엄마, 여기 '사. 브. 작.'이라고 되어 있는데?

엄마랑 같이 책 읽는 북클럽 친구가 보낸 건가 봐!

얼른 풀어봐!"



우리가 함께 읽을 책.

내가 앉는 곳이 도서관이어라, 휴대용 독서대.

책 읽을 때 주전부리가 빠질 수 없지, 달콤 초콜릿과자.


나보다 더 나를 생각한 선물 앞에서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잔잔히 느꼈다.



"엄마는 정말 좋은 친구를 둔 것 같아.

이렇게 엄마 마음을 딱 알아주다니.

엄마가 산타 선물 받고 싶고 했는

진짜 산타가 찾아왔잖아! 그렇지?"

"그렇네. 우리 이 과자 같이 먹을까?"


하교 후 느닷없이 초콜릿과자를 풀어헤치고

그 자리에서 만화책, 그림책, 줄글책...

각자의 책을 펼쳐 들었다.

사브작 산타의 선물이 온 그곳이

진짜 우리만의 도서관이 되었다.



자 안 고이 놓인 선물뿐 만 아니라

가족과의 귀한 독서 시간을 선물한 사브작,

미리 크리스마스♡




사진출처 : 픽사베이 무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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