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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서진에게

출연자를 대하는 태도와 진심

by 편은지 피디

이번주는 살림남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연자인 서진의 생일이 있는 주였다.

센스 만점인 작가님들이 열심히 고른 케이크와 엠씨 형 누나들의 축하에 비하면 약소하고 소소하지만

생일을 핑계 삼아, 평소 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꾹꾹 편지에 눌러 담아보았다.


거의 20여 년 만에 손편지를 쓰려니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기록해두고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 열어보면 조금은 흐뭇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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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서진에게


서진이와 <살림남>에서 만난 지도 2년이 다 되어가네.

개인적으로는 연출이 된 이후에 가장 오래 함께한 출연자가 서진이더라고.


서진이에게도 <살림남>이 중요한 프로그램이겠지만, 나에게도 서진이가 누구보다 귀하고 소중한 출연자라는 걸 쑥스럽지만 이번 기회에 고백해 본다.


나의 연출 첫 작품인 <주접이 풍년> 때부터 박서진이라는 사람은 기회를 만나면 정말 잘할 수 있다고 믿었어.


그럼에도 사실 방송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긴 시간 웃으면서 볼 수 없었을 텐데 다행히 서진의 진심을 세상이 알아주었는지 지금껏 함께 발전할 수 있어서 고마워.


무엇보다 처음에 어색했던 서진이가 매주 볼 때마다 편안해지는 게 느껴져서 그 점이 가장 뿌듯해.


처음에 섭외했을 때 서른을 맞은 청년 박서진이 안 해봤던 것도 경험해 보고 누려봤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어.


다행히 다양한 처음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흐뭇하더라. 특히 서진이가 좋아하는 아이템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나왔을 때가 가장 보기 좋더라고. 나도 열심히 애정을 가지고 더 관찰해야겠지만 서진이도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언제든 편하게 알려주면 좋겠어.


정작 나는 연예인으로 살아보지 않았지만, 가장 가까이서 보는 직업이다 보니 자연스레 전해지는 고충들이 있더라. 수시로 변하는 대중의 마음과 시선 거기서 느껴지는 불안을 다스리는 게 가장 힘든 점이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소소하지만 대기시간이나 마음이 불안할 때 달랠 수 있는 선물이 뭐가 있을까 오래 고민했어.

생각을 비우고 전환하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는 게 가장 좋다고 하잖아. 그런데 상황 상 몸을 언제든 움직일 수는 없으니 손이라도 움직여보는 게 효과가 있겠더라. 나도 실제로 해보니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서진이는 글씨도 잘 쓰고 영어 단어 공부하는 거 보면 필기도 즐기는 것 같아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편한 글귀들과 귀여운 필기구들을 골라봤어. 나도 귀여운 아이템들을 보면 그래도 잠시나마 피식하게 되더라고.


몸과 마음이 늘 바쁠 서진이에게는 특히 잠깐이라도 피식하며 릴렉스할 시간이 훨씬 중요할 거라는 생각에 사력을 다해 골라봤어. 너무 소소한 거라 조금 부끄럽기도 하네. 그래도 나름 미간 찌푸리며 고민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해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서진이는 너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귀하고 중요한 사람이야.


내 백 마디보다 내 마음을 잘 표현한 글이 있어서 책을 사랑하는 나지만 아끼는 책을 찢어왔어.ㅋㅋ 김승호 회장님의 글인데 한 번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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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겸손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귀한 스스로를 상처 주는 일이 없길 바라며,

나도 옆에서 늘 도움이 되는 연출자로 남도록 노력할게.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


-살림남 은지 피디가 귀한 서진이에게


**[책쓰는 편피디]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rMTEYqdC7mU?si=h_9LPlh8NwYdty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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