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대 위에서 아주 섬세하게 만들어지고
변형되고
형태를 갖춰 드디어 구워졌는데
흠집에 깨어져 대문 밖에 버려지고
그 흙뭉치 모아 다시 만져지고
형태 갖추기를 반복
긴 건조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구워지고
기름이 발라지고
유복한 곳에서 귀하게 쓰임 받다가
한순간의 실수로 허무하게 깨어지고
또다시 광야에 내 쳐진다
그런 조각들을 아직도 건지시며 나는 그렇게 다시 만들어진다
아직 기회는 있다고
도자기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 것 이어야 영원히 버려지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