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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Jun 30. 2024

말 생산자에게 전하는 월간 말톡 6월호

발굽질환 (답창)

화산섬 제주도는 사방에 크고 작은 돌멩이가 많다. 그래서 말이 방목되어 있는 넓은 초지에서 자꾸 나오는 돌멩이를 완전히 없애는 게 쉽지 않은 게 생산농가의 고충 사항이다.  

 

그러다 보니 말은 초지에서 뛰어놀다가 간혹 날카로운 돌을 밞는 경우가 생긴다. 발바닥을 다치면 안 그래도 아픈데, 500 kg가 넘는 거대한 체구를 지탱해야 하기에, 더욱 심하게 다리를 절룩거리게 된다.

 

이 질환은 ‘답창(Punctured wound of the hoof)’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서 이미 생산농가에서는 많은 치료 경험이 쌓여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확한 치료와 예방법에 관한 방법을 더 자세히 전달하고자, 6월의 ‘말톡(Horse Talk)’은 ‘발굽 질환’에 관한 정보를 준비해 보았다,

 

발바닥을 다쳐서 생기는 발굽 속 답답한 사연  

 

답창(Punctured hoof)이라는 용어는, 발굽이 날카로운 못, 유리, 나무 조각 등에 발바닥이 찔리는 질환명이다. 한편, 제저 타박(Bruised sole) 은 발바닥이 완전히 찔리지 않고 멍이 드는 흔한 질환이이며 농가에서는 ‘답창’으로 통용되어 쓰이기도 한다. 발바닥에 멍이 들면 작은 혈관이 손상되어 생긴 출혈 주머니가 발굽 안의 감각이 민감한 부위를 자극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사람으로 따지면 손톱 안의 피멍과 비교할 수 있겠다.

 

또한, 답창 등으로 외부의 세균이 감염되면 발굽 농양(Hoof abscess)이 생기게 되고, 농 주머니가 딱딱한 발굽 밖으로 배출을 못하다가 결국 발굽의 가장 위 부분에 위치한 말랑말랑한 곳인 제관(Coronary band)이나 제종(Heel bulb, 발뒤꿈치) 부위로 농이 터지게 된다. 농양이 점점 확대되면 발굽의 뼈까지 염증이 넘어갈 수도 있다. 심한 경우는 반대쪽 지지하는 발에 하중이 많이 가면서 제엽염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특징 증상과 다양한 치료법

 

발굽 질환은 갑작스러운 파행과 발굽의 열감, 또 발굽검사기(Hoof tester)로 발굽을 눌렀을 때의 심한 통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장제사나 수의사의 확인으로 제저(Sole,발바닥) 표면을 깎으면 빨갛게 멍이 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발굽 농양의 위치가 깊다면 처음에는 위치를 찾고 배액을 하기가 어려워서, 며칠에 걸쳐 여러 번 시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파행이 계속되면, 엑스레이 검사로 혹시 발굽뼈의 골절이 아닌지, 발굽의 농양이 발굽뼈의 염증까지 유발하는지 확인해야할 필요도 있다.

 

편자가 있다면 일단 제거한다. 그리고 발굽 안의 농이 밖으로 나오도록 배액해주는 습포제를 발굽에 대고 포대를 해주어서 농이 밖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포대는 며칠 후 제거하며, 재발한다면 다시 반복한다.

 

습포 방법은 소금(Epsom salt)을 포함한 따뜻한 물을 적신 패드로 발바닥을 감싸고 포대를 감싼다. 또는 말이 참을성이 있는 경우, 소독 성분을 포함한 물을 수조에 받아 매일 발을 담가 농이 밖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예방이 최고지

 

발굽 관리

 

말의 발굽을 정기적으로 삭제(Hoof trimming)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제차부란(Thrush)이나 백선열(White line disease) 같은 발굽질환이 생겨서 생겨 서 발굽 농양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저(발바닥)가 얇은 말은 발바닥의 상처가 더 잘 생기므로 특수편자를 신겨줘도 좋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물이 끼지 않도록 항상 살펴봐야 한다.

 

건조하다가 습한 날씨가 반복적인 기간에는 특히나 발굽의 농양이 더 생기기 쉽기 때문에, 날씨 변화가 심할 때는 발굽에 경화제를 발라서 습기로부터 발굽을 보호하는 것도 좋다.

 

환경 관리

 

말의 발굽은 항상 깨끗하고 건조해야 한다. 마방이나 패독의 마분을 정기적으로 청소해서 세균 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많은 시간을 방목지에서 지내는 말에게, 외상으로 생기는 ‘발굽 질환’은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비록 ‘답창’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즉각적인 진단을 해서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원인에 맞게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발굽

 

망아지 임신으로 오랜 기간 무거운 하중을 버텨야 하는 씨암말, 번식 기간 차질없는 활용을 해야 하는 씨수말, 경주마가 되기 위해서 운동 강도를 높이며 한참 훈련을 진행하는 육성마, 방목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주 휴양마, 그 누구에게도 건강한 발굽은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체계적인 예방 관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한 말 발굽의 복지 증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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