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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가 조상연 Sep 23. 2022

유튜브 연습 중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튜브 준비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비싼 장비를 먼저 사는 것입니다. 화면 퀄리티를 높이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유튜브라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콘텐츠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유튜브를 시작했다가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장비를 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유튜브를 먼저 운영해본 사람들의 조언이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요즘 스마트폰은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서 촬영을 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스마트폰으로 먼저 촬영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주제를 정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글쓰기 연습도 계속했었고 책을 읽을 때에도 다양한 주제로 읽으려고 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넘쳤다. 일단 첫 영상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내용과 이 채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기로 정했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미리 적어봤다.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다. 준비 과정은 순조로웠고 즐거웠다.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화면을 켰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 미리 적어둔 종이를 한 번 보고 카메라 렌즈를 보는 순간 나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몇 초가 지났고 나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에 또 몇 초가 흘렀다. 카메라 울렁증이었다.


'아니 내가 방송인도 아닌데 무슨 카메라 울렁증이 있지?'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나는 지금 방송을 준비하는 거였구나.'


나는 방송을 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냥 유튜브를 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유튜브는 방송이었다. 어리석은 모습에 웃음이 났다. 그리고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켜놓고 계속 연습했다. 일단 카메라 렌즈를 똑바로 쳐다보는 것을 연습했고 입을 떼서 인사를 하는 것을 연습했다. 자기 계발서에서 배운 대로 계속 연습했다.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연습하니까 조금 나아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독서를 시작하면서 말하는 방법도 배웠고 남들 앞에서 떨지 않고 발표하는 방법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대학교 수업과 연구실 활동을 하면서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많이 참여했다. 반복 연습을 통해서 남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고 그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예전의 나보다는 말을 잘하게 되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평소에 셀카도 잘 안 찍는 사람이다 보니 카메라 앞이 어색한 건 당연했는데 이 정도로 능력이 없는 사람인 줄은 몰랐다. 좌절감이 몰려왔다. 머리를 식힐 겸 어제 읽고 있던 책을 펼쳤다. 문득 어떤 책에서 능력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논어를 읽으면서 만났던 문장도 생각났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이 구절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할 때 즐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해석한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봤다.


어떤 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선 먼저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나는 유튜브라는 방송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먼저 아는 것이 중요했다. 조금 더 폭넓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영상들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예전의 나였으면 좌절감에 굴복했겠지만 독서로 다져진 생각 근육과 자신감 근육은 좌절감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독서 습관 갖길 참 잘했다!


(+유튜브 공부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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