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장 해결 못한다! 그냥 해보자!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뒤에 계속 연습했다. 익숙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연스럽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다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연습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수십 대의 카메라를 상대하는 연예인들도 단기간에 고쳐지지 않는 것이 카메라 울렁증이다. 그런데 평범한 사람인 내가 갑자기 고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어려울 것이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냥 해보자! 일단 경험해보자!'
지금까지 연습할 때는 녹화를 하지 않고 그냥 렌즈만 보면서 연습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체 모습을 다 녹화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다 녹화했다.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정적이 흘러도 목소리가 삑사리가 나도 발음이 새도 다 녹화했다. 어차피 나중에 편집으로 잘라내면 되니까 그리고 일단 영상의 내 모습을 관찰해보려고 촬영을 해본 것이다.
그리고 촬영된 내 모습을 봤다. 실수하는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쪽팔렸지만 계속 보다 보니 익숙해졌고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하는지 감이 잡혔다. 발성 연습으로 목을 좀 풀고 해야겠다는 아이디어와 함께 카메라 구도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편집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인터넷을 뒤져가며 간단한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였고 실수한 부분을 잘라내 보았다. 처음보다는 괜찮은 영상처럼 보였다. 역시 그냥 도전하고 부딪혀보는 방법은 꽤 괜찮은 방법이다.
결국 그럴듯한 영상 하나를 완성했다. 마음에 들진 않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영상을 볼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완성을 했다는 의미를 두면서 업로드를 하기로 결심했다. 부족한 영상이라도 일단 업로드까지 해보면 느끼는 점이 있을 거고 혹시나 내 영상을 보고 반응을 해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글을 처음 쓸 때도 느꼈던 것들이다. 내 독서 노하우를 정리해서 SNS에 올린 적이 있었다. 노하우가 별 것 아닌 것 같다는 내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도 계셨다.
글을 쓰고 공유했던 경험과 비슷한 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업로드 과정을 천천히 진행했다. 썸네일에 들어갈 디자인과 문구도 만들어야 했다. 제목과 설명란, 해시태그 등도 정해야 했다. 하지만 일단 업로드를 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깊이 고민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들을 보면서 적당하게 완성했고 업로드를 완료했다.
영상을 업로드하고 지금까지 과정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정리를 했다. 이제 기존의 콘텐츠들을 분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용 영상을 하나 올려보았으니 전체 과정에 대한 간략한 이해는 끝냈다고 치고 기존의 독서 유튜버들을 분석해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