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운요정 Oct 27. 2024

인생은 필름사진 같아

가끔은 우연에 기대어 보기도 하자

 스캔한 필름사진들을 보며 인생이란 게 꼭 필름사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이나 피사체의 초점, 또는 그냥 실수로 예기치 못한 멋진 사진이 나오기도 하고 너무 흔들려서 알아보기 힘든 사진이 나오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가끔은 완전히 검은색이나 흰색 배경의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나의 낮은 촬영 지식이 큰 영향을 미치기는 했겠지만) 그 모습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외부적 요건이나 환경에 따라 전혀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어떤 우연은 결과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하니까.


그래서 나는 잘 살아보려고(찍어보려고) 노력하는 한편, 가끔은 우연에 기대어 보기도 한다.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때로 실수하고, 그 실수에서 배운다. 내가 두려워하는 불완전함과 불확실성 속에서 비로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받아들이려 한다.  결국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과거의 일들이 현재에 와서 봤을 때 교훈이 되기도 하고,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되기도 했기에.


그래서 언젠가 미래의 내가 잠시 길을 잃거나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우연의 미학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삶은 실수와 우연 같은 것들이 버무려져 인화된 필름 사진 같은 거니깐.





29 May 2020 at 12 : 58 AM

핸드폰 메모에 적혀있던 4년 전 나의 생각에 조금 덧붙인 글

작가의 이전글 일기장에도 내 생각을 쓰는 게 어려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