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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명희 May 18. 2024

Failebrate를 시작하는 첫걸음

2021년의 기록

 2021년에 구글 이노베이터가 되고 브런치 작가

지원을 위해 썼던 글.

브런치 지원은 고배의 쓴잔을 마셨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깊었던 글.



2019년 친구로부터 처음 구글 공인 교육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온라인 시험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레벨1, 레벨2까지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쉽지 않았다.

 구글 공인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응시해야 하는 시험은 공부해서 통과하면 되지만, 구글 도구에 관한 강의 5회는 시작부터가 막막했다. 마음으로는 어디든 가서 하고 싶지만, 집에서 살림하던 내 강의를 들어줄 사람이 있을리 만무했다. 결국 친구들에게 부탁을 했고, 다행히 친구들의 영향력(?)으로 강의 횟수를 하나 하나 채워나가던 중에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다.

 갑자기 모든 게 멈췄다. 멈출 수 밖에 없었던 몇 개월의 시간동안 나름대로 정보를 탐색했다. 여기저기 강의하는데 들어가서 어떻게 하는지도 들어보고 다음에 이렇게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던 중 나에게 선뜻 강의 기회를 주신 분이 나타났다. 나는 경남, 강의장은 서울이었지만, 망설이고 싶지 않았다. 아이를 맡길 곳을 체크하고 바로 하겠다고 덥석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강남에서 1시간이 채 안되는 강의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공인 트레이너에 지원한 나는 자랑스럽게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게 나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낯선 분을 앞에서 처음 해보는 강의라 많이 부족했을텐데 서울까지 온 용기를 높이 사주셨던 그 분은 그 이후로도 온라인 강의를 함께 해보자는 제의를 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모자랐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주실 생각을 했는지 낯이 뜨거워지지만, 그 이후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에서 한 파트라도 잘 해보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 40이 넘은 나이에 자발적 학습이라니, 하지만 점점 이 길이 재미있어지고 즐거워졌다.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이들을 만나는 것도 신선했다. 같이 강의를 하는 팀에 점점 사람이 모이고 일이 커져 갔다. 일도 중요했지만,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밌어야 한다!"였다. 밤마다 줌에서 모여 직장에서 힘들었던 일을 하소연도 하고, 오늘 새로 알게 된 무언가를 나눠주기고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면서 여러 프로젝트들을 해 나갔다. 그 와중에 구글 공인 코치에 도전하게 되었다. 혼자서 했으면 못할 도전이었지만,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이들과 "이번 프로젝트로 함께 도전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함께 도전하여 다 함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트레이너, 코치로 활동하던 올 여름, 구글 공인 혁신가 지원공고가 나왔다. 교육에 대한 혁신적 사고를 지닌 교육자를 찾는다는 구글의 이 자격은 원래 오프라인으로 전세계 몇 지역에서 캠프가 열리는데 코로나로 인해 작년부터 온라인으로 캠프가 열렸다. 올해는 하지 않으려나 했는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공고가 나왔다.  영어로 영상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하지만 나는 공고를 보자마자 팀원들을 부추겼다. 우리 팀 리더는 이미 공인 혁신가이셨고, 함께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다른 분들과 "이런걸 하면 목표설정에 도움이 된다"며 함께 하자고 했다. 다들 바쁜 와중에도 3명이 함께 지원했고, 아태지역에서 63명이 선발되었고 그 중 한국인은 역대 최대로 많은 7명(베트남에 계신 한국인 선생님까지 하면 8명)이었고 그 중 2명이 우리 팀이었다.

 정말 1도 기대하지 않았던 초대 메일이 나에게 왔다. 지방에 사는 학부모로 시작해서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지방이라는 교육 한계를 극복할 방법을 찾고 싶다는 내 프로젝트는 이루어지기 힘든 프로젝트이지만, 이제 나의 미션이 되었다. 바로 어제 온라인이라 8주간 2시간씩 영어로 펼쳐지는 캠프를 마치고, graduation이라는 표현으로 인턴과정이 마무리되었다. 내 프로젝트를 해 나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던 동시에 다른 이들의 프로젝트가 너무나 대단해 보였던 시간이었다.

 ,Failebrate, Celebrate your failures라는 이 단어가 오늘만큼 와닿은 적이 없다. 아마도 나는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걸어오며 나는 failebrate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failebrate 하는 것, 이것이 내가 구글 공인 혁신가, Google innovator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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