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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 Apr 08. 2021

이맘쯤, 자기 계발러의 고민



 나는 개인적으로 30대를 맞이했고 사회적으로는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많은 활동에 변화가 생겼다. 20대 때는 눈 하나 꿈쩍 않고 곧잘 밤을 지새웠지만 지금은 체력 자체가 달라졌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다.



이쯤이면 마냥 성장하고 싶은 욕망만 들끓던 20대의 자기 계발을 다시 한번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 카피를 위한 지속 가능성이 아닌 실제로 정말로 내 삶이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



 <자기 계발러를 위한 채식>에는 지난 1 간의 변화 기록(식습관 운동 루틴) 새롭게 배운 건강한 삶의 양식 담길 예정이다.



건강을 챙기고 싶지만 서툰 어른이들, 동시에 성장도 하고 싶은 자기 계발러들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자기 계발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뻔하고 지루한 말이  자기 계발. 우리는 자기 계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먼저 사전에서  의미를 찾아보았다.



사전적 의미


- 자기계발 : 잠재하는 슬기나 재능을 일깨워 줌


 한자 [ ] 사용 자기 계발은 '나의 잠재된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능력을 일깨운다' 뜻이다.  한자를 [일어날 ] 바꾸면 어떤 뜻이 될까?


自起啓發
스스로 자 + [일어날 기] + 열 계 + 필 발




의미 확장하기


 [일어날 기]는 '일으키다, 우뚝 솟다'라는 뜻을 가진다.


사전  자기 계발이 몸과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에 그친다면, [일어날 ] 사용한 자기 계발은 제도, 관습, 관행까지 뒤엎어서 이전과는 다른 상태 변하는  의미한다. 깊고 폭넓은  다른 차원의 성장이다. 가히, 자기 혁신 가깝다.


앞으로 자기 계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확장해보는 건 어떨까? 나는 스스로 나를 혁신한다. 라고 말이다.








자신을 계발하는 사람들



 자신을 혁신하고 한층 더 깊게 성장하는 일은 멋지지만, 한 편으로는 꽤나 피곤하고 고된 일처럼 느껴진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왜 자신을 계발하려고 하는 걸까? 아래 A와 B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어쨌든 실행하는 사람들


A는 월급이 부족하다.


새해를 맞아 월급 협상을 했다. 벌써 2년째 월급은 동결이다. 내 노동을 좀처럼 알아주지 않는 회사가 불만스럽다. 또다시 월요일 아침이 찾아왔다.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10분만 더 자자~"라고 자신을 달래며 핸드폰을 뒤집는다.


A는 퇴근하면 배가 고프고 녹초가 돼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유튜브를 보며 저녁 식사를 하고 편한 자세로 누워 인스타그램 피드를 둘러본다. 새로 업로드된 게시물은 이미 다 확인했지만, 피드를 하염없이 아래로 휙휙 내린다. 예전 같았으면 술이라도 한 잔 하고 들어왔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에 집콕 생활을 이어온 지 오래다. 아직도 화요일 저녁인 걸 생각하니 머나먼 주말을 떠올리면 아득하고, 그냥 잠들기는 또 아쉽다. 그래도 몸과 마음은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B도 월급이 부족하다.


회사 앞 커피값이 500원 올랐다. 지난달 배달 수수료도 오르더니.. 거짓말처럼 자신의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한숨이 나오지만 부족한 월급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궁리해본다. 그러다 문득 '시간'에 생각이 꽂힌다.




B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똑같이 주어지는 자본, <시간>. B는 다달이 월급을 받는 노동자이지만 동시에 자기 시간의 주인인 자본가이기도 했다.


B는 시간이라는 자본을 활용해보기로 한다. 기상 시간을 앞당겨 알람을 맞추고 어설프게 이른 새벽을 맞이했다. 딱히 특별한 변화는 없다. 잠이 덜 깨서 정신은 몽롱했고 다시 침대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B는 일찍 일어난 시간이 괜히 아쉽다. "에라 모르겠다~" 그는 평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서서 회사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출근까지 아직 1시간이나 남았다. 익숙지 않은 시간과 환경에 놓인 B는 몸과 마음이 불편하다. 여전히 졸린 눈과 피곤한 몸을 다시 한번 곧추 세웠다.


이때 B는 카페에서, 생각지도 못한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






출처 : NIKE

 



어쩌면 조금 미친 사람들


 이른 아침 카페에는 낯선 풍경과 낯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옷차림은 대부분 회사원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고, 어떤 사람들은 커피 멍을 즐기고, 어떤 사람들은 2~3명이 모여 신문 기사를 분석하고, 소규모로 모인 어떤 그룹은 서툰 영어를 내뱉으며 회화 연습을 하기도 했다.



B는 어리둥절했다. 다들 나처럼 출근하는 옷차림인데, 이 시간에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갑자기 졸음이 싹 달아났다. 낯선 환경에 놓여 불편하던 몸과 마음은 순식간에 왠지 모를 으쓱함으로 바뀌었다. 귀찮음과 졸음을 달래며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데려다 놓은 B는 새삼 자신이 대견스럽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 조금 미친 게 아닐까?" 분명 피곤해서 아침에는 5분이라도 더 자고 싶고, 느긋하게 준비하며 설렁설렁 출근하고 싶을 텐데. 퇴근 후에는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며 맥주 한 캔에 넷플릭스를 보고 싶을 텐데. 무념무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쇼핑도 하고, 새로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낄낄 웃다가 잠들고 싶을 텐데.



이런 생활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는 걸까? 아니면 하고 싶어도 꾹 참는 걸까? "그럼 그럼. 미치지 않고서야 몸과 마음이 편안한 이 본성을 거스를 수는 없지."라고 B는 생각했다.

 



Here's to the crazy ones.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quo.







주체적인 사람들


 편안한 상태에 머물고 싶은 본성을 이겨내고 몸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 딱딱하게 굳어버린 생각을 자극하고 도끼질하며 스스로를 일깨우는 사람들.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 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린 눈빛을 초롱초롱한 호기심으로 채우는 사람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저 묵묵히 자신이 믿는 곳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그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전진하는 사람들. 개인의 문제를 고민하고 더 나아가 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누가 알아주지도 않아도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

 


 B는 생각했다. 이건 결코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실제로 이들은 누가 시키고 보채서 편안함을 뒤로한 채 이런 시간을 사는 게 아니었다. 예를 들면 월급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B처럼, 오늘 아침 기어이 몸을 일으키고 이전과는 다른 시간을 선택한 B처럼 말이다. 자기 계발과 혁신은 여기서 시작된다.



출처 : 영화 Moonlight



독립적인 사람들


 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누군가 대신 해결해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의지하지 않는다. 삶의 주도권을 갖고 창의적으로 개성 있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간다. 출근 시간 전이든 퇴근 후이든, 시간이라는 자본을 적절히 통제하고 배치한다.



 어쩌면 영리한 걸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그들은 이 자본을 활용해서 자신을 관리하고, 마침내 혁신한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에 발을 딛고 우뚝 선 독립적인 사람들이다.



물론 혁신하는 과정에는 고난이 따를 테다. 하지만 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험난한 과정을 맞이할 것이고, 기쁜 마음으로 임계점을 뛰어넘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선택한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성상 모형대로 찍어내고 그것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보다는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내면의 힘에 따라온 사방으로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려 하는 나무와 같은 존재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A일까 아니면 B일까? 때때로 A이며 때때로 B일까? B를 동경하는 A일지도 모르고, 자신이 B라고 착각하는 A일지도 모른다.



과거


 조금이나마 분명한 건, 20대의 나는 자기 계발을 통해 성장을 갈망하던 사람이었다는 거다. 다양한 분야를 깊이 탐구하고, 내 안에 잠재된 가치를 발견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치를 성장시키고 싶었다. 이 과정이 내게 더없는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20대의 나는 그랬다.



현재와 미래


 나는 30대를 맞이했고, 자기 계발을 다시 한번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시간 자본은 매일매일 새롭게 24시간씩 리필되지만 안타깝게도 앞으로 몇 회나 남았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이고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계발에 조건을 더했다. 몸과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리지 않도록 부단히 자신을 계발하되, 건강이라는 조건을 더하기로 말이다. 주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기획하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말로만 뻔한 지속 가능성이 아닌 실제로 정말로 내 삶이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 건강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직접 실천해보고 싶다.



 앞으로 발행할 <자기 계발을 위한 채식> 시리즈에는 지난 1년간 시도해 본 식습관, 운동, 일상 루틴새롭게 배운 삶의 양식이 담길 예정이다.



과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건강한 삶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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