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 잎이 반쯤 떨어진 일주일 전에 쓴 글임을 알려둡니다 *
요즘 사냥개 2를 넷플릭스로 보고 있다. 복서인 주인공의 등장으로 액션이 시원하고 좋지만 폭력적인 부분이 나올 땐 눈을 질끈 감고 보게 된다. 여하튼 아침 눈 뜨고, 중간중간 짬짬이 자기 전에 보고 있다. 오늘은 햇살이 강열 하단 표현이 맞겠다. 인근 공원 내 집 앞마당 같은 곳을 찾았다. 한 번 오고 두 번 오고 세 번, 네 번. 여기 공원을 와 본 게 열 번은 넘어가는 것 같다. 집 인근에 공원이 있으니 참 좋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따가운 봄 햇살이 마구마구 쏘아댄다. 바로 앞 나무에서는 찌루 짹짹 삐욕 새들의 지저귐이 정겹다. 참 평화로운 한때다. 벤치에 앉으면 바로 보이는 풍경이 소박하고 아름답다. 자연은 꾸밈이 없어서 그런지 편안하다. 여기 사는 동안 인생 벤치를 만난 것 같아 기쁘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에 눈이 간다.
큰 파라솔이 드리워진 평상의 오후는 참 한가롭다. 이런 날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하다. 바쁘게 달려왔던 지난날을 보상해 주기라도 하는 듯 평화로운 한때다. 한 분의 어르신을 만났다. 한 손엔 개 목줄을 쥐고 계셨고(개 이름 진호. 진돗개의 진, 호랑이의 호) 니코 하시며 한 마리의 길냥이에게 다가오고 계셨다. 공원에 있는 20마리 정도의 고양이의 밥을 담당하고 있다 하셨다. 점박이 니코는 신기하게도 어르신을 잘 따랐다. 공원 한 편에는 정원을 만들어 가꾸고 있으시다고. 올해까지만 한다고 하신다. 어르신의 모습에서 부지런함과 따뜻한 정스러움이 느껴졌다.
예쁘고 찬란했던 벚꽃 잎이 이제 반 정도 떨어졌다. 이번 봄만큼 벚꽃을 즐긴 적이 있었던가. 정말 원 없이 봤다. 개미는 참 신기한 녀석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니 여기저기 보인다. 작년 가을 뭣 때문이었는진 몰라도 집에 개미 떼들이 생긴 적이 있었다. 며칠 사는 것 같아 약을 설치해 놓았더니 거짓말 같이 없어졌다. 신발에 묻어온 걸까, 아님 박스나 물건들에 붙어 온 걸까 참으로 궁금했다. 지금도 혹여나 몸에 개미를 붙여갈까 봐 그게 걱정이다. 다음에 공원을 올 땐 벌레 기피제를 지니고 나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차 소리, 새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비닐 부딪치는 소리. 여러 가지 소리들이 공존하는 공간, 도시 속 공원 그리고 오늘 만난 인생 벤치 이보다 더 좋을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