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상자 안에서 액자를 꺼낸다
에어캡을 자르면 뒤집힌 액자
그림이 없다, 뒤집는다
네모의 그림은 네모난 흰 벽 위에 걸린다
나는 자주 액자를 본다
창고에서 유행 지난 그림들이
충실한 네모가 된다
액자는 조금씩 뒤틀린다
방문은 잠겨있지 않아도 열리지 않는다
나는 벽을 지나칠 때마다 액자를 바르게 건다
이건 네모의 형식을 따르는 것
선에게는 가능성이 있으나 네모는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뒤틀린 액자와 액자를 바로잡는 나 사이에
벽은 조금씩 틈을 만든다
액자 앞에 멈춰서는 일이 줄어든다
그림은 프레임 뒤로 사라지고 있다
벽은 네모에게 손잡이를 달아주었다
방문은 여전히 잠겨있진 않고
나는 책상 앞에서 에어캡을 터트린다
문을 열고 네모를 나선다
그림이 사라진 액자는
흰 벽을 전시하고 있다
네모의 출구에는 또 다른 네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