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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Jan 01. 2024

가능성을 본 브랜드에서 - #2

‘어떻게 해’ 보다는 ‘어떤 것부터 해’

생존기 두 번째 기록.

하루하루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첫 회사를 다닐 때와 비슷한 상황들이

연이어서 몰려오고 있지요.


그냥 간단하게 들었을 때에는 '이걸 어떻게 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황들.

하지만 '어떤 것부터 해야 할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그런 환경에서 다들 치열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남기는 기록들은 어떠한 부정적 의미도 없이,

일에 대한 태도와 그날의 생각을 남기기 위한 것입니다.)


새로운 조직에 오자마자

온보딩, OJT를 가질 틈도 없이 실무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물론 빠르게 캐치하고 파악해 나가는 게 경력직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히스토리들을 파악할 시간도 없이

당장에 눈앞에 놓인 것들을 쳐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그래도 의지를 갖고 하고 있지만,

입사 2주 차에 100평짜리 신규 매장 오픈(D-14)

부 PM이 되었죠.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던 카톡이었지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있을 때에도

'100평'이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컸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 최소 2-3개월은 

VM과 콘텐츠, 홍보에 대해 다 같이 준비했었습니다.

성공적으로 마쳤고, 잘 유지되고 있죠.


그런데 오픈을 2주 앞두고

입사 2주 차 사원이 담당자가 될 줄이야.

놀랄 틈도 없이, 일단 틈을 메꾸기 바빴습니다.

일단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래도 이 조직에서 여러 상황을 거치신

다른 팀원 분들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착착 맞춰가고 있었습니다.


1) 오너가 원하는 바가 명확하고

2) 그렇게 개인적으로 오는 업무지시를 이해한 다음

3) 기진행자 분들께 공유드리고

4)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들부터 합의 후 쳐내는 과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착착 해내가고 있었지요.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자는 휴가로 부재.

텀은 길지만 컨펌을 받을 수는 있는 상황이기에

최대한 빠른 컨펌-진행이 필요했습니다.


컨펌 단계부터 업무 주체까지

모든 것이 불명확하고 공유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 입사한 제가 히스토리를 추적하고 스스로 헤쳐나가야 했지요.

행사를 준비하는 모든 주체들이

관련 내용에 대해 일절 공유받은 바가 없다 보니

하나하나 합의-결정하고 나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상호 간 합의-진행이 이뤄지고

착착 준비해 나갔지만,

이곳에서의 행사 진행 경험이 있으신 분께는

그 사이에서 빈틈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얻고 싶었는데,

"부 PM이면 책임지고 해야지 왜 이리 답답하냐"의 피드백이 오니

조금 허탈하더라고요.


반대로 전하고 싶기도 했죠.

이 업만 5년을 채우면서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는 저도 처음이고,

기존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팀원들과 준비하고 있고, 

오히려 팀원 분들과는 끈끈해지는 계기가 되고 있는데

디테일을 하나씩 논하고 시시비비 가리며 멈춰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제가 거쳐온 조직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든 기본적인 의사결정 절차가 있고,

컨펌을 하나 받더라도 밟아가는 과정이 있지만

'여기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씀을 들으니

말 그대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의 고민이 많아졌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들을 편하게 나누며

서로 다시 으쌰으쌰 파이팅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네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 과정을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전해주시는 조언들도 

모두 제가 더 잘하기 위한 거름이 될 것이란 것도 알고 있죠.


다만, 모든 것이 낯설고

사회 초년생 때부터 거쳐온 다른 조직들과는

확연히 다른 조직문화가 있다 보니

의사결정 절차나 일하는 구조,

일을 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업무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을 스스로 익혀나가야 하는 미션이 있습니다.


이 와중에 "책임"이라는 단어까지 접하니

유독 이 상황들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장교 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책임이라는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배웠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분들께도 쉽게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미션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조직에 융화되는 과정에서는

기존에 이 조직을 끌어온 사람들과 합을 맞추고

그들과 일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를

잘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부터 적응의 시작이니까요.


내일부터 다시 치열하게 준비해야 하는 매장 오픈.

'저는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고 싶지만

늘 그래왔듯이 잘 해내야겠죠.


불안과 부담, 책임과 당혹감 모든 것이 느껴지는 프로젝트지만

이겨내야죠. 


이 모든 과정이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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