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죽고 붕 뜨는 건 아까워
저녁 11시.
아, 보인다 끝이. 뭐라도 되긴 되는구나.
막차 끊기기 전, 모두가 이동할 때
아직 팀장님께서는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조직에서 거의 최장거리 근로자라
10시가 넘었을 때부터 초조함이 밀려옵니다.
부리나케 뛰어서 부평행 막차를 탔네요.
대행사 다닐 때 이후로 처음 이 시간에 가 봅니다.
오늘은 왠지 모를 안도와 함께,
느껴졌던 아쉬움에 대해 남겨보려 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야근’ 자체에 대한 불평이 절대 아닙니다.
한정된 인력으로 한정된 시간 안에 일을 끝내려면,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는
더 명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즉 낭비를 줄이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죠.
이건 제가 ‘작은 회사’를 다녀봤기 때문에,
그리고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경험을 배경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팀원마다 생각이 다르고,
기록 추적이 어렵고,
시시각각 오더가 변하니
현장에서 할 일을 스스로 찾는 시간이 많았어요.
업무에서까지 수평적인 구조다 보니
방향을 보고 가이드를 주는 사람이 없었고,
R&R대로 간다기보다는
모두가 한 물살에 휩쓸려 나갔다가
휩쓸려 들어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니 무엇을 끝내 두고도
안 된 것들이 계속해서 보이고,
시간은 가지만 2번을 하기 위해 1번 먼저 끝내는
그런 상황들이 이어졌던 것 같아요.
이 기록들을 남기는 이유는,
같은 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내일, 혹은 다음 행사 때에는
같은 착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보통 3-6개월 잡는 프로젝트를
2주 만에 세팅-실행하는 이 과정은
팀원 개개인의 경험치가 없으면 불가능했습니다.
그만큼 모두가 뛰어나고, 체득한 경험이 많은
그런 팀이에요.
준비를 함께한 몇 주 동안,
팀원 분들께 배운 게 정말 많습니다.
안 되는 이유보다, 되게 하는 방법을
먼저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아직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은 것 같아요.
사고 없이 무탈한 하루 보낼 수 있기를.
100평 매장 오픈 파이팅.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