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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갱 Aug 15. 2023

[광고리뷰 03]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학생 독립운동가분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하며

8월 15일, 오늘은 광복절이다. 늦은 시간이지만 광복절이 지나기 전 빙그레에서 진행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광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이렇게 브런치를 켰다.


빙그레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독립운동가분들의 뜻을 잊지 않고 우리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장학사업과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퇴학, 정학 등의 부당한 징계를 당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2,596명의 학생 독립운동가분들에게 주목했다.


학생으로서 마땅히 맞이해야 할 그 가슴 벅차고 행복한 순간을 맞지 못한 그들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을 준비한 것이다. 졸업식에서 전달할 졸업 앨범은 국가보훈부와 함께 제작했다고 한다. AI 기술을 활용하여 그들의 생전 사진들을 토대로 학창 시절의 모습을 복원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공훈전자사료관 내 퇴학 정학 징계 기록이 있는 학생 독립운동가 222명 중 복원 가능한 사진자료가 있는 94명을 복원했다고 한다.)

그렇게 졸업 앨범을 만들고, 김찬도 선생님을 학생 독립운동가 대표로 선발하여 학생 때의 모습을 복원하였다. 그리고 그 복원된 모습의 선생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의 졸업사를 진행해 주셨다. 그리고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어 밤하늘을 수놓아주시고 계실 그들을 대신하여 그 후손들이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을 받으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의 소중한 딸, 아들이었을 그들의 어린 학생 시절의 모습을 보니 저 어린 학생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라를 위해 한 몸 희생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내가 그 당시 성인도 되지 않은 학생이었다면 저렇게 희생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하며 부끄러워졌다.


이번 빙그레의 캠페인 덕분에 독립운동가분들의 숭고한 뜻과 희생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우리가 있음을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 우리에게 자유를 주신 모든 독립운동가분들과 그들을 기억해 준 빙그레, 멋진 캠페인으로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광고회사 디마이너스원까지 모두 감사합니다.


추가로, 아래 영상은 김찬도 학생 독립운동가 김찬도 선생님의 졸업사 풀 버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꼭 풀버전도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첨부한다.

안녕하십니까 학생 독립운동가 대표로 졸업사를 맡게 된 김찬도입니다.

이 뜻깊은 졸업식에 함께했던 동지들을 대표하여 이야기를 전하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열세 살 소학시절 때, 교내를 뛰어다니며 독립만세를 불러본 이후 중학시절에는 철두철미하게 민족애사상에 최고조로 취해있었고 전문학교 시절에는 독립운동에 나서다 검거되어 옥살이를 하고는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하지만, 옥살이를 하고 난 뒤 나와 동지들은 되려 한층 더 열띤 독립운동을 이어갔습니다.

한 번은 형무소 재감 중에 ‘출옥 후 어떻게 살 것이냐’는 취조에 나는 서슴지 아니하고 ‘독립운동을 계속하겠다’라고 답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사흘이 넘도록 취조실에 갇혀있던 기억도 납니다.

하나, 괴로운 시간들은 독립의 성업이라는 목표와 동지들이 있었기에 그것은 제게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그날, 우리는 독립했습니다.

나는 혼자서 기분이 너무 좋아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달렸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벅찬 감격에 만나는 이마다 “이제 우리는 독립했습니다”하고 서로를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습니다.

그날의 함성과 박수소리는 정말로 천지를 진동하는 듯 울렸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광복이오 그토록 애원하던 독립을 우리는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그날의 감격은 아직도 나의 혈관에 불을 질러줍니다.


그 당시 똑똑한 한국청년이라면 대개가 독립운동을 하고 옥살이를 했습니다.

그저 큰 나를 위해 작은 나를 바친다는 마음뿐이라 대단한 일인 것으로 여겨본 적도 없었건만 독립유공자라 칭해주고 대접을 해주니 받았던 모든 괴로움 것들은 이제 모두 잊거니와 되려 위로를 받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허나, 나의 동지 중에는 이미 작고하여 해방과 독립을 보지 못한 이도 있습니다.

동지여, 보고 있는가 우리 대한민국이 독립을 했다.

우리가 목이 터져라 외치던 독립을 했어.

우리가 헛되지 않았음을, 틀리지 않았음을 이 대성한 대한민국이 이야기해주고 있네.


끝으로, 퇴학을 당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어려움도 있었고 학창 시절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있을 터이지만 오늘 이 자리에 가족들과 함께 있으니 그런 괴로움과 마음 따위야 다 무용합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고, 위로하듯 이러한 졸업식을 열어준 뜻에 진실로 감사합니다.

동지들이여 우리를 위해 마련된 이 졸업을 함께 축하하세.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졸업생 대표 김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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