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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갱 Aug 05. 2023

365일 한국어 공부하는 외국인

그 '꾸준함'과 '브랜드'에 대하여

 올해 4월, OPIc을 따기 위해 영어 회화 공부를 했었다. 결과는 아주 평범한 IM2. 단순히 스피킹 어학 점수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던 영어 회화 공부이지만, 앞으로의 내 커리어, 인생을 위해 꾸준히 해보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어려운 나의 다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그렇게 지금, 8월이 됐다.


 IM2보다는 어디 가서 인정받을 수 있는 IH나 AL을 취득하고 싶어 최근 다시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내 유튜브 피드는 온통 영어 관련 콘텐츠로 도배되어 있다. 그렇게 여느 때와 같이 유튜브로 영어 공부를 하다가(나는 '라이브 아카데미' 채널로 공부를 하고 있다), 한 추천 영상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상 제목은 '7개월 공부 후 제 한국어 수준 (한국어 공부 212/365일)'이었다. 저 외국인의 심각한 표정과 '한국어 공부 212/365일'이라는 문구가 나를 그의 채널로 이끌었다. 저 외국인은 Alex David이고, 이 채널은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외국인인 Alex David가 매일 한국어 공부를 하는 모습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중계하는 채널이다.

 그가 라이브 방송을 하는 이유는 대본 없이, 편집 없이 솔직하게 공부를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2023년 1월 1일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2023년 8월 5일 오늘 기준 217일째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첫째 날 영상과 271일이 된 오늘의 영상을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그가 엄청난 실력의 발전을 이루었으리라 생각한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무언가 하나를 꾸준히 하는 걸 잘하지 못한다. 나의 여러 단점 중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수영은 한 달 배우다 그만뒀고, 헬스도 3개월권을 끊어 놓으면 딱 그만큼만 다녔었고, 영어 공부도 그때그때 필요할 때만 했다. 그래서 항상 이 단점을 극복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김미경 선생님이 '꾸준함'에 대해 강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우연히 봤었다. (유튜브 알고리즘도 내가 하나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추천해 준 영상 같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보겠다. 하나를 꾸준하게 하면 그것이 내 정체성이 되고, 그 정체성이 사회와 거래되면 그것을 ‘브랜드’라고 한다. 브랜드가 되면 탁월함을 갖추게 되고, 내 탁월함으로 지속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직업이다. 또, 그 직업으로 얻은 수익이 보상인 것이다. 즉, 꾸준함으로 내 정체성을 바꿀 수 있으며, 브랜드를 만들 수 있고, 직업으로까지 이어져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 수 있으면서 돈이 들지 않는 유일무이한 덕목은 ‘꾸준함’뿐이다.


 그러니까,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365일 영어 공부를 하는 Alex David는 꾸준함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든, 자신을 브랜드로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넓디넓은 유튜브 세상에 영어 공부 콘텐츠를 주로 하는 크리에이터는 많지만, '365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라이브 방송을 켜서 외국어로 말하며 공부하는 외국인'은 Alex David 밖에 없지 않을까? (그 말고도 더 있을 수도 있긴 하지만, 아직 나는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도 요즘 본격적으로 꾸준함을 기르기 위한 여러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먼저,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로 하나 만들었다. 아무래도 광고인이다 보니 다양한 이슈와 트렌드, 레퍼런스 등을 아카이빙해 놓는 것은 필수이기에 꾸준히 내 개인 노션에 그것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렇게 노션에 쌓인 것들을 나만 보기 아깝기도 해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영감과 그것을 메모한 것, 마케팅 및 광고 레퍼런스, 이슈와 트렌드, 인사이트 등을 아카이빙 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것이다. (@adnotionn 많은 팔로우 부탁 드립니다ㅎㅎ양질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도 시작하게 되었다. 노션에 쌓아둔 나의 다양한 생각들을 더 긴 글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올해 상반기에 조금 하다가 그만둔 영어 공부도 다시 우직하게 해보려 한다. 성적을 제출하기 위해 단기간 하는 공부가 아닌, 평생 꾸준히 할 공부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이렇게 인스타그램과 브런치, 영어 공부 이 세 가지를 꾸준히 하여 나만의 브랜드, 무기를 만들고자 한다.


 누군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내가 꾸준히 하고자 하는 이 세 가지가 나중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켜 나에게 돌아올지는 나도,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일단 아무것이라도 시작을 했고, 아무 일은 언젠간 꼭 일어나리라 믿는다. 꾸준히만 한다면 말이다. 이렇게 브런치에 공개적으로 저 세 가지를 꾸준히 하겠다고 공표도 했고, 나는 내가 꼭 꾸준히 해내리라 믿고 있다. 나는 나를 믿고 묵묵히, 우직하게 전진할 것이다. 365일 한국어 공부를 하는 Alex David처럼 말이다.


(나도 Alex David처럼 매일 라이브 방송을 켜서 영어 스피킹 공부를 해볼까? 조금 부끄러울 수는 있겠지만, 내가 성장하는 모습도 기록하여 확실히 볼 수 있고 혼자 허공에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영상을 켜놓고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면 조금 더 빨리 늘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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