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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결 Jan 04. 2025

제11화 - 라면 일곱 개

쯔양과 한판 뜰 뻔.. 

제11화 - 라면 일곱 개

연구실에는 기상천외한 인간이 있었다.

이름하여 "이중고".  당시 그의 별명을 여기에 사용하고 있다.


그는 거대한 몸 때문에 고통을 받고, 

또한 그 힘든 몸을 이끌고 수많은 노가다성 작업으로 이중의 고통을 받는다고 해서

이중고라는 별명이 생긴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고는 단순히 덩치만 큰 게 아니었다. 

그는 음식에 있어서도 예술적인(?) 경지를 자랑했다.


저인망식 회 먹기

연구실 사람들이 함께 회를 먹으러 갔을 때였다. 

다른 사람들은 회를 한 점씩 집어 먹었지만, 중고는 남달랐다.

그는 젓가락을 쫙 벌려 일렬로 놓인 회 일곱여덟 점을 한 번에 긁어모아 입에 넣었다.

 마치 바다를 훑는 저인망 어선처럼 회를 입속으로 끌어올리는 그의 기술에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말했다.

"왜 안 먹어요?"

이미 먹을 게 없어진 후였다.


삼겹살의 철학

삼겹살 파티에서도 중고는 남달랐다. 

그는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갈 때마다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집어 먹었다. 


사람들은 고기가 더 익기를 기다렸지만, 중고의 철학은 단호했다.

"삼겹살은 김 나면 먹는 거예요."

그 고기는 돼지 삼겹살이었다.


라면 일곱 개의 신화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중고는 배가 고픈 나머지 연구실에서 준수와 함께 라면을 끓여 먹기 시작했다.

 

한 냄비, 두 냄비, 세 냄비... 

결국 그는 라면을 일곱 개나 먹어 치웠다. 


연구실 사람들은 경악했다.

필자조차도 한창 클 때 네 개를 먹어 본 적이 있었지만, 일곱 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라면 일곱 개는 그야말로 "전설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중고의 철저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매번 계란을 풀어 넣어 라면을 완성했고, 


후식으로 만두 한 봉지를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었다. 

연구실 사람들은 그를 "끝판왕 대식가"라 불렀고,

입맛이 없을 때면 그 친구가 가끔 생각난다. 


뷔페의 역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고는 뷔페에 가면 약해졌다. 

모두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음식을 가져오는 동안, 

중고는 몇 접시만 먹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왜?"

연구실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경쟁이 없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가져오기 귀찮은 걸까?"


느림의 저주

한 번은 연구실 MT로 제주도 우도를 방문했을 때였다. 

두툼한 제주 오겹살이 숯불 위에서 익어가고 있었지만, 

그 고기는 너무나도 느리게 익었다.

 

중고는 기다리다 지쳤다. 

결국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 식욕이 다 식어버렸어..."

모두가 그 장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다이어트의 고통

졸업 후, 중고는 놀라운 결심을 했다. 

그는 복싱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해 날씬한 체형으로 변신했다. 

매일 "라면 일곱 개"의 유혹을 참아내는 그 청년은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지금도 입맛이 없을 때면 그의 말이 떠오른다.


"왜 안 먹어요?"

물론, 그때는 이미 먹을 게 다 사라진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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