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도 여러 번 썼지만, 딸은 먹성이 좋다. 물론 안 먹겠다고 투정 부릴 때도 있긴 하다. 그럴 때 쓰는 치트키가 있다. “어? 안 먹어? 그럼 키 안 클 텐데…” 그럼 딸은 표정이 심각해지며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리고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와구와구 먹는다. 시금치, 브로콜리, 콩나물 등 예외란 없다. 딸의 목표는 아빠 키(182㎝;;) 보다 더 크는 것이기 때문이다.
딸이 아빠와 판박이란 말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딸은 얼굴 못지않게 등빨도 나와 닮았다. 어머니의 증언에 의하면, 나 어릴 때 우량아 선발대회 출전을 강력히 권유받았다고 한다. 1등 상금이 1년 치 분유여서 어머니도 혹했다고 한다(…).
딸은 나의 그 우량아 DNA를 물려받았다. 평소에는 잘 모른다. 또래 친구들과 있으면 차이가 확 느껴진다. 특히 딸 친구들을 안아 줄 때마다 놀란다. “뭐야… 얘는 왜 이렇게 가벼워?” 반면 요즘 딸을 안을 때는 일단 심호흡부터 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 옮길 때처럼.
이제 생후 45개월인 딸의 신체 스펙은 키 108㎝, 몸무게 19㎏이다. 대한소아학회 자료에 의하면, 동 나이 여아 표준은 키 98.7㎝, 몸무게 15.37㎏이라고 한다(…). 이런 딸이 피지컬을 앞세워 장난을 치면 슬슬 위협이 느껴진다. 얘는 아직도 자기가 아기인 줄 아는 모양이다. 까르륵 웃으면서 발길질을 하거나, 엉덩이로 깔아뭉개기를 곧잘 시전한다. 근데 그러면 이제는 진짜 아프다. “악!”하는 비명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그러면 딸은 그 리액션이 재밌어서 또 한다(…).
어쨌든 건강하게 자라주니 감사하긴 한데, 고민도 생긴다. 나중에 비만이 되면 어떡하나 싶어서. 안 그래도 요즘 소아비만 심각하다는데.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이 든다. 일단 성장기이니 잘 먹고 봐야 한다 싶다가도, 먹는 것도 습관인데 비만 안 되려면 조절해줘야 한다 싶기도 하다. 내 쌍둥이 조카딸들은 매우 매우 말랐다. 얘들은 신체 비율도 좋은데 마르기까지 해서, 벌써 모델 포스가 풍긴다. 그 옆에 우량아 딸이 서있으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브런치의 존경하는 육아 선배 작가님들께도 여쭙고 싶습니다. 어떤 게 맞는 건가요? 댓글로 답변 부탁드립니다. 채택된 답변에는 상품… 은 없고, 제 진심을 담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