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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Mar 19. 2024

한국이든 프랑스든 대통령은 왜 전쟁을 이야기할까

현재 프랑스의 가장 큰 이슈는 전쟁이다.


뉴스만 틀었다 하면 전쟁을 주제로 논의한다. 그 중심에는 프랑스 대통령 임마뉴엘 마크롱이 있다.


https://m.khan.co.kr/article/202403061518001



전쟁이라는 단어는 평범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공포인 단어다. 특히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라면 얼마나 많은 전쟁이라는 단어에 이골이 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아닌 국민학교시절을 겪은 나는 반드시 숙제로 일기를 써가야 했다. 아직도 기억도 나는 것이 3학년 때쯤 일기에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글을 썼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6월이 다가오면 항상 북한은 도발은 우리나라 정치권은 자신들의 권력을 견고히 하기 위해 그걸 이용했다. 언제나 희생당하는 건 국민들 뿐.


수없는 민방위훈련 고등학교 때는 교련시간을 거쳐 성인이 됐을 때는 정치권이 교묘히 전쟁을 이용한다는 생각에 그리 위협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년 전 정말 전쟁이 터질 것처럼 위협적인 상황이 나오자 나는 비상가방을 처음으로 쌌었다.


그때 엄마와 나 고양이 2마리 이렇게 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나이 든 엄마와 말 못 하는 짐승, 그중 내가 이들을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비상가방을 싸서 장롱에 넣어놓고 자기 전 가끔 시물레이션을 했다.


그래

전쟁이 나면 먼저 고양이 2마리와 사료와 캔을 유모차에 싣고 비상가방을 메고 엄마 손을 잡고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다.


며칠 머릿속으로 시물레이션을 했고 다행히 그걸 실행할 일은 없었다.


한국을 떠나 이곳에 와서도 가끔 북한이 하는 도발을 프랑스뉴스를 통해 먼저 듣는다.

미사일 이슈가 나올 때마다 프랑스인 남편도 한국걱정을 하는데 나는 자주 겪는 일이니 큰 걱정을 말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된다.


요즘에는 오히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내 걱정을 한다.


앞서서 이야기한 연일 수위가 세지는 프랑스 대통령의 말 때문에 전쟁이 임박한 듯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말 화가 난다.


그가 무슨 이유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는 관심 없다.

하지만 왜 그들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권력싸움을 하는지

국민들이 바라는 건 그저 일상이 지켜지면서 오늘도 내일도 아침을 먹고 출근하고 저녁에 돌아와 내일을 위해 편안한 침대에서 눈을 붙이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저 평범한 일상


우리가 무슨 부귀영화, 금은보화, 영원한 삶을 원하는가


어쩌면 나는 여기서도 비상가방을 꾸려야 할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 때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삶을 보았다.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곳곳이 무너진 도시에서 그래도 하루만큼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파티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쉽게 던지는 말들,

무엇을 얻으려고 한들 그리 얻은 것은 영원할 수 없을 것이다.


프랑스에도 한국에도 그 어디에든 peace


성당에서 기도를 해본다


그래도 일상을 지키기 위해 아들과 놀며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봄이 오는 바람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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