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배려에 대해
남이 나에게 적절한 의무를 다해주는 것은 물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의무란 주어진 일에 충실하다는 의미일 뿐 인간을 상대로 하는 말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의무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고맙게는 여기지만, 나에게 의무를 다했다고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는 어렵다.(중략)
하지만 그것이 만약 호의라면,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나에게 반응한다. 거기에는 서로를 잇는 따스한 끈이 있기에 기계적인 세상이 미덥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