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2 22 thu
너에게
네가 만든 첫 번째 아이는 나야.
우리는 어렸고 서로의 타인이었다가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우주가 되었지.
미지의 넓디넓은.
우리는 각자 멀리서 성장해 왔어.
나는 나의 성장을 성장으로 쳐주고 싶지 않을 만큼
부끄럽지만
어쨌든 이제 우린 함께 늙어가야 해.
그것도 성장에 든다면
나는 너와 우리의 지난날과 앞으로를 나누고 싶어.
나를 키운 건 너니까.
나는 너의 '첫 번째 아이'니까.
너의 답이
나에 대한 미움일리 없다고 믿어.
우리는 어른이고
이제 우리에게는 남은 날이 많지 않아.
그게 우리의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문제 삼지 않으려 했던
숙고하지 않으려 회피했던 일들에 대해
실은 내내 탐구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
그에 대한 결론도 있어.
물론 세상의 말들과는 다를 수도 있지.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내가 경험하고 내가 생각하고
내가 느꼈던 진실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
이제 와서야.
밤새 눈이 셔벗처럼 내려오다
푹신하게 쌓였어.
눈과 비가 많은 겨울이었지.
그리고 내가 너를 흩뜨려 놓았지.
너는.
나를 만나야 해.
우리 둘 다 웃고 웃고 웃게 될 거야.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전처럼 굴지 않을게.
따뜻한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솔직한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너의 첫 번째 아이가 어떻게 자라서
너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궁금하지 않아?
함께 늙어가자. 나의 Yu.
오늘의 아름다운 흰 눈이 너를 기쁘게 하길.
그럼 곧 만나!
2024 02 22 목
너의 지현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