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9 22 일
너에게
잘 지냈어?
어제 갑자기 날이 추워졌잖아.
나는 어제 예정된 북토크를 하고 왔어.
요정, 천사, 천재를 만나는 자리.
너도 있었다면... 좋았겠지? ^^
너는, 눈에 띄기 죽어라 싫어하던 내가
사람들 앞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
네 앞에서라면 잘 못하는 걸 더 잘 못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힘을 내서 무척 잘하고 싶겠지. ^^
이런 건 나이가 들어도 어린애야.
추석은 잘 보냈어? 잘 지냈겠지!
나도 즐겁고 한갓 지게 보냈어.
추석에 너한테 편지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또 훌쩍 시간이 지났네.
너의 편지들을 열어 본 지 1년. ^^
사계절을 보냈네.
두근거렸고 떨렸고 30년도 넘어
그때의 네 편지들로 다시 널 만나서 기뻤고
후회와 너에 대한 나의 솔직하지 못했던
어려서 어쩔 줄 몰라 침묵했던 일들에
마음이 미어졌어.
그리고는 호기롭게
너를 찾아 기차를 탔고
미궁에 빠졌지.
많이 울었고
병원에 갔던 1월.
일도 다 포기했던 시기.
일탈의 시작과 끝.
회복되지 않으면 안 됐던 시기.
스스로 헤쳐 나오려 발버둥 쳤던 것과
도와주었던 주위의 고마운 마음.
이 과정들 없이는 안 되었던 거 같지. ^^
나는 여전히 회복과 성장 중에 있어.
네가 만들어준 나의 인생 큰 부분.
이렇게 다시 찾아와 줘서 고마워.
잘 지내, 내 친구.
또 편지할게.
2024 09 22 일요일 아침
지현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