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동 추억
스리랑카 장터에서 떠오른 옛날 그때
그 추억 많은....
사랑스러운 시장
삼.양.시.장
스리랑카의 장터는
세련되면서도 정겨운 곳이다.
친구들은 똑같은 치마를 맞춰 입고,
우정을 과시하며 장터를 누빈다.
손에는 노릇노릇한 팝콘 하나씩 쥐고,
볼거리, 즐길거리 찾아내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한쪽에서 눈에 띈 "효자손"
오! 한글이다! 반가워하며 가까이 가서 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
차이나, 차이나, 차이나…아... 차이나!
한글을 발견한 기쁨도 잠시,
뜨끈하게 배신당한 기분이다
.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또 다른 시장이 있다.
그 옛날,
삼양동 삼양 시장.
요란하게 울고 있는 닭집에 가서
엄마가
"요놈 주세요!" 하면
닭집 아저씨는 말없이
살아있는 녀석을 번쩍 들어 올려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풍덩!
그다음 탈수 통에 넣고 덜덜덜—
닭털이 다 뽑힐 때까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잔인함에 눈을 질끈 감았지만…
집에서 맛있는 닭 요리가 식탁에 올라올 땐,
그 기억은 이미 저만치 사라져 있었다.
그게 또 그때의 ‘시장 맛’이 아니었을까.
시장 안을 가득 메운 먹거리들,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가는 사람들,
상인과 고객 사이의 한 치 양보 없는 흥정까지.
그런데 오늘따라,
이 그리움이
지금 내리는 비처럼 몰려온다.
시간은 돌릴 수 없지만,
추억은 다시 불러올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아직도 있을까?
내 어린 시절 시장
삼양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