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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미리내 Jun 23. 2024

매일의 투덜거림

6.15  리틀라이프, 36쪽 만에 눈물을 닦으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런 순간조차 있지도 않을 시선이 의식된다니. 


6.17 우격다짐으로 시작한 왼손 테니스가 마침내 탈이 났다. 어깨가 아프고 무겁고 저린데 왼손잡이의 로망을 버리지 않았다. 다름에 열광하는  치기, 아주 미숙하고 좋다. 


6.18 나에게 하루란 꼭 해야 하는 숙제라 시간이 지난 만큼의 후련함이 있다면  다른 이의 하루는 붙잡고 싶은 가장 젊은 날이다. 계획과 꿈이 남았지만 흐르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는 건 낙관일까 , 소극적인 회피일까.


6.19 톱니바퀴. 조직이란 그닥 필요치 않아 보이는 일들이 쌓이고 엮여서 뭔가 의미를 만들어내며 돌아가는 그저 그런 톱니바퀴고,  어느 순간 그 속에 한낱 작은 날이 되었다. 끊임없이 돌출하고 어긋나는 모난 날이 되리라 다짐한다. 


6.22 만성 소화불량으로 다시 침을 맞기 시작했다. 내시경 속 내 위는 애기 위처럼 깨끗하고 말짱하다. 멀쩡한 겉모습을 한 채 능력을 상실한 부분들이 어디 이뿐이랴. 카페에서 큰 소리로 뮤비를 보는 멀쩡해 보이는 커플에 뒤통수에 대고 기능장애인 그들의 예의에 , 뒤통수에 꽂아줄 대침을 잠시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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