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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미리내 Jul 25. 2024

매일의 투덜거림


7.14 눈썹정리를 받았다. 삼악산같이 비쭉이 솟았던 눈썹산이  다듬어지고, 파르스름한 맨살이 드러나더니 한결 부드러운 인상이 되었다. 서로의 속살을 드러내야 부드러워지는 인간관계처럼.


7.20 워터파크에서 워터슬라이드를 탔다. 자이로드롭도, 스윙체어도 탈 만 했는데 30초쯤 되는 시간에 앞, 뒤  90도 급강하 두 번과 벽면을 회전하며 타고 내려갈 때  느끼는 원심력에 억 소리가 절로 나며 뒷골이 쨍~하게 당겼다. 강도가 아니라 예상 가능함의 여부와 간격의 차이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나 때는~ 누구는~ 그정도는~' 이 결코 힘듦의 척도가 될 수 없다.


7. 21 삐진 조카의 부루퉁하고 서늘한 눈매가 너무 나를 닮아서 어이가 없다. 입가에 거뭇이 수염이 나기 시작한 잼민이 녀석. 걸걸한 목소리로 '아니, 그게 아니라'며  억울함을 한껏 토로하는데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내가 너를 보듯이 남이 너를 봐주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음을 알기에 응원을 보낸다. 힘내라 조카. 눈에 힘을 줘서 좀 착하게 뜨고.


7.22  자주 타는 버스의 기사님 두 분이 계신다. 한분은 투덜이, 한분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느긋이. 같은 일을 하는 태도의 차이가 게으름이나 인성이나 의욕 없음이 아님을 안다. 그저 성마른 투덜이의 불만을 누군가 느긋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급정거가 좀 줄어들게.


7.24 나의 종용에 얻게 된 기회를 감사할 줄 모르는 옹색한 인사와 그 옹색한 인사의 인사치레를 내심 기대하다 옹색함으로 명명한 나의 옹졸함. 올해가 가기 전에 담대함을 70%쯤 몸에 채우고 싶다.


7.25  까마귀가 극성이다. 까마귀 울음소리만 들리면 퉤이~하며 흉조로 여기는 엄마 때문에  역시 까마귀 울음소리는 듣기 싫다.  울음소리를 찾아서 크게 틀어 녀석들을 조용히 시켜본다. 내가 겪은 가짜경보는 어떤 의미였을까?  바람이 너무 시끄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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