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어이름이자 닉네임은 해나 Hannah다. 해나로 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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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큰 이유는 내 원래 한글이름이 '혜'가 들어가서 H로 시작하는 발음이 비슷한 이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왜인지 H로 시작하는 여자 영어이름은 다른 철자보다 찾기가 어려웠는데.. 그나마 찾던 중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이름은 Hannah다. 혜와 해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발음이다. Hannah는 한나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내가 외국에서 Hannah를 썼을 때 대부분은 '해나'라고 불러주었다. 해너에 가까운 발음이지만..
그리고 Hannah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기원이 히브리어로 '은혜, 은총'이란 뜻이라고 하니 그 의미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hannah는 앞에서부터와 뒤에서부터도 철자가 같다. 내 이름은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처럼 말이다.. 뭔가 깔끔하고 멋지지 않은가? 별거 아닌 이런 규칙성을 좋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나^^
내 닉네임과 관련해서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려본다. 여고생 시절 어느 선생님께서 수업시간 중에 나에게
'너는 해사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 떈 그 칭찬이 왠지 쑥스러워서 배시시 웃어넘겼지만, 그래도 내 머릿속에는 그 단어가 마치 양궁 경기에서 정중앙 렌즈를 맞춘 엑스텐처럼 딱 박혀버려서 그게 2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해사하다]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고등학생 때의 난 해사한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랬다. 하얗고 마르고 길었었다.. 그때는 그 체질이 유지될 줄 알았는데...세월이 야속하게 이제는 넉넉한 아줌마가 되었다.) 해사함으로 국어시간에 설명되던 나의 하얗던 얼굴은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놀이터 육아로 기미와 적당히 그을린 해사함이랑은 먼 얼굴이 되었다. (이젠 들을 수 없는 해사함.. 요즘 내가 생각하는 해사함의 표본은 배우 정해인이 아닐까 싶다..)
수줍음이 많고 소심했던 나는 여고시절 그때의 그 칭찬을 잊을 수 없어서 '해사한 해나' 뭔가 어울리는 발음이라 생각해서 이름을 짓고 싶었다.
그리고 해나는 '해가 나다' 해가 뜨는 밝은 느낌이라 비 오는 날보다 해 나는 날을 좋아하는 나니까
해나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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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김춘수의 <꽃> 중에서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스스로 불러주고 또 불리고 꽃이 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이름에 의미를 부여해 보았다.
<정리해 보면 내 이름이 해나인 이유는>
1. 내 한글 이름 발음이랑 비슷해서
2. H로 시작되는 영어이름 중에 괜찮아서
3. 해나는 철자가 앞뒤가 똑같은 게 간단하고 좋아서
4. 해사하다는 말을 들었던 추억.. 해사함과 해나가 왠지 어울려서
5. 해가 나는것 같아서 밝은 느낌
그래서 나는 해나 hannah다.
우리 딸이 영어 숙제 하다가 본문 등장인물에 Hannah가 나올 때마다 "오! 엄마 이름 나왔다." 하고 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