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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달 Jun 28. 2024

양육이라는 예술



  '평생 할 효도 세 살까지 다 한다.’는 얼마나 세상적인 옛말인가. 나는 조그만 자녀의 귀여운 모습과 어린 시절이 영원하지 않기에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만 붙잡으면 된다고 여겼다. 힘든 순간에도 이 시간은 곧 지나간다, 그래도 아이들은 너무 예쁘지 않느냐는 식으로 육아의 지난한 현장에 선 나 자신을 위로하려고만 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양육의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아트 오브 페어런팅' 부모교육(부제: 활의 노래) 속에서 깨달았다.

  하나님은 조그만 자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라는 일차원적인 즐거움을 누리라고 나한테 이 작은 생명체를 맡기신 것이 아니다.

  내가 선 곳은 전쟁터다. 내 아이들은 화살들이다. 하나님이 아주 독특하게 창조하신, 오직 각 아이만 감당할 수 있는 특별한(세상에서 손뼉 쳐 주는 일 말고, 하나님 나라에서 손뼉 쳐 주는 매우 섬세하고 특수한) 사명을 부여받고 태어난 화살들. 나는 그들이 하나님이 의도하신 과녁을 향해 강하고 곧게 날아가 팍! 명중하는 순간을 떠올린다. 나는 내 품을 떠난 화살이 강하고 곧게 날아가도록 훈련시킬 임무를 부여받은, 활이다.

  나의 크고 작은 의도들보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결국은 아이를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을 안다. 하지만 나의 자녀가 마주할 세상과 환경은 수많은 ‘거짓된 선’으로 자녀를 유혹하고 헷갈리게 할 것이다.

 품 안의 활들이 과녁을 향해 나아갈 때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비가 오는 것을, 방해물이 지나가는 것을 활인 내가 막아줄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비바람이 불어도 강하고 곧게 날아가도록 화살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으며, 화살더러 과녁만 바라보고 날아가야 한다고 가르쳐줄 수 있다. 나 스스로 그리스도의 사랑에 항복하여 끊임없는 반복과 인내,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말이다.

 밥 먹이기, 요리하기, 기저귀 갈기, 옷 갈아입히기, 씻기기, 집 정리하기, 청소하기, 책 읽어주기, 빨래하기 등.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일들로 채워지는 나의 일상을 말 그대로 별거 없고 사소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사탄의 전략임을 알았다. 내가 선 곳은 모든 이가 똑같이 선 평범한 현장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수행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 작업장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소한 일들이 널브러진 곳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싸울 전쟁터다. 나는 허드렛일을 하는 수동적인 잡인력이 아니라 천국의 대사, 하나님의 활이다.

  하찮은 일들로만 채워진다고 크게 오해했던 나의 일상이 거룩한 떨림과 벅찬 감동으로 새롭게 반짝인다. 나의 믿음은 펄떡펄떡 뛰는 살아있는 믿음인지. 엄마인 나는 활이지만, 천국 전파라는 과녁을 향해 강하고 곧게 날아가는 화살로 또한 잘 살아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목적대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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