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나구, 이건 엄마야
"엄마. 나 여기에다가 엄마 사랑해요라고 써 줘. 그러면 내가 보고 따라서 쓸게."
수 분이 흐르고. 복닥복닥 설거지하고 있는데 우리 첫째 조르르 달려오더니 '엄마, 선물이야' 하고 보름달처럼 웃으며 반 접힌 종이를 내민다.
열어보니 암마 사(뒤집어진 시옷)랑요해 라고 쓰여 있다. 암마 ㅅㅏ랑해, 까지 쓰다 보니 '요'를 쓸 자리가 부족해서 '요'가 '해' 위로 올라가 버린 귀여운 사연이 글자들 속에서 웃고 있다.
"엄마, 이건 엄마구, 이건 나야." 언니 옆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솜씨로 색연필을 쥐고 그린 우리 둘째. '엄마 사랑해요' 그림을 웃으며 내민다. 둘째 눈동자엔 늘 오로라 같은 별들이 반짝인다.
조그만 딸이 눌러쓴 삐뚤빼뚤한 글씨와, 더 조그만 둘째가 오종종한 손가락으로 그린 그림.
아이들이 준 선물에 담긴 사랑에 코끝이 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