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솔 Feb 09. 2024

수는 발견인가, 발명인가?

자연의 언어, 수

 숫자를 좋아하는 첫째가 내게 물었다. “엄마, 숫자는 만들어진 거야 아니면 원래 있던 거야?” 잠시 고민하다가 “세상에 이미 존재했던 것을 발견해서 이름을 지어준 거야”라고 답해 주었다. 이 대화는 새삼 숫자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하게 했다. 인류가 숫자를 발명했다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발견했다고 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아들만의 것이 아니었으리라.

 나는 후자의 견해가 더 타당하다 생각했다. 이 세상의 자연법칙과 물리법칙이 수로 표현되고 계산되는 것은 수가 자연의 언어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에서다. 수는 일정한 성질과 법칙을 가졌고, 인간은 그런 수를 활용하여 자연을 해독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 온 것이라 생각했다. 수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발견한, 자연의 언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독일의 이론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의견에 대한 Copilot (좌) & Bard (우) 의 답변


 이것이 당연한 답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어느 한쪽도 확신할 수 없는 논쟁거리인 모양이다. 수가 인류의 위대한 발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 보인다. 그들은 수가 인간의 머릿속에서 태어난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수의 기원을 고대 농경사회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으며, 물건을 세고 교환하기 위해 발명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후 인간의 문화와 사회에 따라 그 형태와 표현이 다양하게 변화되었고 언제나 인간이 주체였다 말한다.


 나는 이들의 견해에도 동의할 수 있다. 인간의 기호로 사용된 예시와, 인간 삶의 흐름 따라 함께 변화하고 발전한 수의 여러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간다. 여전히 수가 우주의 법칙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인간 이성의 일부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은 수를 더욱 가까이하고 싶게 만든다. 아들 덕분에 그 믿음을 갖게 된 엄마는 수포자였던 과거를 잊고 수의 신비와 매력에 빨려든다. 수를 꾸준히 알아가고, 지혜롭게 사용하여, 이 세상을 보다 잘 즐길 수 있는 미래는 어느덧 어린 아들만큼이나 나에게도 흥미진진한 꿈이 되었다.


2024년 1월 어느 날, 첫째 아들 그리고 Copilot & Bard (현 Gemini)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에..

작가의 이전글 엄마, 나 핸드폰 언제 사줄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