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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Jul 01. 2024

#12: 마음유감

비도 싫고 책 욕심도 싫고...

여름이 또 왔다. 그것도 엄청나게... 빨리...

최승자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내겐 '개 같은 여름이....' 온 것이다.


                                                         #1 비(雨) 비유감

                                장마가 왔다. 세상이 온통 눅눅해지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싫다

                                                어릴 때부터 비 오는 걸 싫어했다.

                          남들은 우산 안 가져간 날 비가 오면 엄마가 와서 우산을 씌워주며 가는데 

                             나는 그런 기억도 없고 무엇보다 우산을 써도 젖는 바짓가랑이며 

                                    한쪽 어깨는 어떻게 우산을 써도 왜 젖는지 모르겠고 

                                     신발이 젖어 신발 속 발이 꿀적거리는 것도 싫었다. 

                                 비가 오면 스레트 지붕을 때리는 소리도 싫었고 우중충한 

                                                 기분, 꿀꿀한 그 기분이 싫었다. 

                                     곰팡이 냄새도 싫었고 눅눅한 내 방의 느낌도 싫었다.


                                                            그 장마가 왔다. 

                                  곰팡이 냄새도 없고 스레트지붕을 때리는 소리도 없고 

                                  비 오면 에어컨으로 뽀송하게 만들어도 비 오는 게 싫다.


                     게다가 요즈음엔 비 오는 날 고양이들이 어디서 비를 피할까... 도 걱정이고

                     현관문을 열어 놓고 들어와 비를 피하라고 했는데도 들어오는 애들이 없다.

            턱시도만 기웃거릴 뿐,,, 애들은 비가 와도 어디선가 비를 피하고 있나 보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밥 먹으러 온 애들을 보니 털이 다 젖어 있었다.


#2. 책 욕심

요렇게 정리가 되고

알라딘 25주년이라고 한다.

내 아이디를 치니 알라딘과 첫 거래를 한 지 23년이 되었고 첫 거래가 2001년 10월 26일이었으며 그때 구매한 책이 '이븐 바투타 여행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은 역사일반이며 문화/문화이론과 인문학책들이 거의 전부였다.(내가 이렇게 편향된 독서를 한다는 사실도 알았고...)

그걸 영수증 형태로 뽑아보니 왼쪽 옆과 같이 나온다.  그간 1,748권을 샀으며 그게 금액으로 16,906,400원이란다. 이건 상위 0.136%라고... 

세상에... 천오백만 원이 넘는 돈을 알라딘에 퍼준 것이다. 내가 구매한 책으로 건물을 지으면 13.76층이고 최다 구매한 때는 2012년 12월에 1,213,820원어치를 구매했단다. 미쳤나 보다. 그때

아무래도 단단히 미쳤었나 보다. 대체 내가 무슨 짖을 한 거지? 머리가 어찌 되었거나 뭐에 씌었던 것 같다. 그걸 다 읽은 기억도 없고... 무슨 책을 그때 샀는지 제목 기억도 없다. 또한 알라딘 지역 서점을 12곳이나 다녔고 리스트를 보니 브런치작가님 책을 9권을 샀고 어떤 작가님은 자신이 쓴 귀한 책을 내게 보내주기도 했다 이 고마움을 어찌 다 갚을까 싶다. 아무튼 내가 알라딘에 이렇게 기여를 하고 있다니 놀라웠고 2010년 이후엔 주로 '알라딘' 중고책방을 이용해 왔는데 그전에는 주로 'yes 24'를 이용했고 off line으로는 '교보'와 지역에 있던 '영풍문고'를 주로 갔던 것 같다. 이걸 보니 왠지 화가 난다. 대체 이 책들을 이렇게 사서 다 읽었다면 나는 뭔가 좀 멋져져야 할거 아닌가 말이다. 알라딘에 화를 내야 할지... 내게 화를 내야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작가 도현신 님의 책을 가장 많이 샀는데 목록을 보니 정말 그러했다.... 그런데 정작 작가 기억도 못하고...

죄송... 게다가 그 책들이 집에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는 걸 보니 아마도 어딘가 기증을 했거나 당근에 나눔으로 준 것 같다.)


내가 예전에 주로 이용했던 책방은 명륜동에 있던 '풀무질서점'이었는데 주인이 몇 번 바뀌었지만 두 번째 

주인과는 막역한 사이가 되었었다. 이곳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과 '풀무당'이라는 당을 만들고 웃기게도 

당원대회도 하고(술집에서) 1박으로 MT도 다녀오고 했던 기억이 난다(밤새 술 마시며 목울대를 높이며 흥분하고 노래도 발악하듯 하고...) 그때 그 사람들이 지금은 다 5~60대가 되었을 테고 어디선가 다들 잘 살고 

있으리라... 그리고 그 주인이 잠시 구속이 된 적이 있었는데(그땐 사회과학서점 주인은 가끔 털리고 구속도 되고 했었다) 정작 그 부인은 너무나 평온했다. 뭐 대수로운 일이냐는 듯... 

그러다 코로나 시절 명륜동 갔다가 그 책방이 생각나 찾아가 보니 '풀무질 서점'은 주인이 바뀌고 장소도 바뀐 채 운영되고 있었다. 건물지하에 있었고 내려가 보니 북카페 같은 분위기이고(그러나 북카페는 아닌 것 같고) 느낌은 예전과는 많이 다른데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 너무나 기뻐 새 주인에게 옛 주인 안부를 물으니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잘 계신 것 같다고 한다. 명륜동에는 또 '논장서적'이 있었는데 한때 대학로로 이전하여 문을 열었다가 금방 문을 닫고 말았고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 또 하나의 사회과학 책방이 있었다. 예전엔 대학가에는 이런 사회과학서점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자 경영난으로 폐업을 했고 그때의 감성과 느낌은 

이제 추억 속에서만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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