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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정책서도 안 읽고
기획하시게요?!

by 박샤넬로



여러분이 프로덕트 매니저(PM) 또는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하여 첫 주를 회사에서 보낼 때, 꼭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바로 자신이 맡게 될 서비스에 대한 '서비스정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숙지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운영되는 프로덕트(Product)가 없다면, 우리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 또는 오마주 하여 만들 서비스정책서를 다운로드하여 구조를 확인하고 내용적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많은 주니어분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바로 업무에 착수하거나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하며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서비스정책서를 한 번쯤 읽어보고 분석할 필요가 있을까?




# 회사에서 일하기 전 그 조직의 약속된 언어를 이해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성장 단계에 있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 'B사'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팀에 신규 PM이 합류하였다. 이 프로덕트에는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는 내부용 고유 명칭들이 다수 존재한다.


( 아래에 사용되는 약어나 언어는 공식적인 것이 아닌 각 조직별 사용하여 통용되는 고유 명칭임을 미리 알려드리며, 이해하는데 착오가 없길 바란다. )


'B사'의 프로덕트에는 여러 기능이 있는데, PM들 사이에서는 '코어 리포트'는 'Primary Metric Display (PMD)'로, A/B 테스트 기능은 'Variant Toggle Engine (VTE)'으로 통용된다.


신규 PM이 "이번 주 '코어 리포트'의 전환율을 분석하겠다"라고 보고하자, 선임 PM은 "PMD의 수집 로직부터 재검토하라. VTE 결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피드백을 주었다.


신규 PM은 PMD가 단순한 '코어 리포트' 화면이 아니라, '데이터 정합성을 보장하는 핵심 지표 계산 로직 전체'를 의미한다는 조직의 약속된 정의를 몰랐다. 또한 VTE가 단순한 A/B 테스트 기능이 아닌, '데이터 분석 결과를 최종 PMD에 반영하는 단계'를 상징한다는 맥락을 놓쳤다.


이처럼 조직이 약속한 고유 명칭은 단순한 기능 이름이 아닌, 업무의 범위, 책임, 그리고 시스템의 구조적 관계까지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그 이해가 필수적이다.



# 그렇다면, 서비스 정책서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하는가?



프로덕트 매니저(PM)에게 서비스 정책서(이용 약관, 운영 정책,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는 제품의 헌법이자 설계 도면과 같다. 기획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프로덕트 매니저(PM)로서 꼭 확인해야 하는 체크포인트 3가지:


[핵심 가치/철학과의 일치성] 서비스가 약속한 핵심 사용자 가치와 정책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책의 세부 조항이 제품의 비전(예: 사용자 중심, 투명성)을 훼손하거나, 사용자 경험(UX)을 극도로 저해하는 독소 조항이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


[분쟁 해결 및 리스크 관리 기준] 예외적인 상황(환불, 계정 정지, 서비스 오류) 발생 시의 대응 원칙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는 PM이 기획 단계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예측하고, 사용자 분쟁 발생 시 일관성 있는 대응 로직을 설계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법규 준수 및 개인 정보 보호의 범위]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동의 범위가 기획 중인 기능에 충분한지, 최신 법규(예: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법적 리스크를 피하고, 사용자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이다. -> ( 전문가 수준을 요하는 것이 아닌 보편적으로 기본 상식으로 알아야 할 부분을 파악해 놓는 것이 잠재적으로 좋다 )


서비스 정책서를 잘 만드는 스타트업 사례:


국내 웹 기반 스타트업 중에서는 토스(Toss)가 좋은 사례로 꼽힌다. 토스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서비스 이용 약관 및 정책을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였다. 딱딱한 법률 문구가 아닌 대화형 구조핵심 요약을 제공하여, 사용자 친화적인 정책서의 모범을 보여준다.



# 서비스정책서를 숙지하고 프로덕트를 기획한다는 의미는?



서비스정책서 안에는 조직이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정한 '최후의 방어선'이 담겨 있다. 이 방어선은 '우리가 사용자에게 허용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절대 넘지 않을 윤리적/법적/운영적 한계'를 명확히 알려준다.


이 선을 모른 채 기획하는 PM은, 마치 규격과 재료를 모른 채 건물을 짓는 건축가와 같다. 화려하지만 무너질 위험이 있는 사상누각을 만드는 것이다.


정책서를 숙지하는 것은 제품의 미래를 설계하는 PM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이다.

여러분이 설계하는 모든 버튼과 사용자 여정(User Journey)은 정책서에 뿌리를 둔 '조직의 약속'이자 '사용자와의 신뢰'의 표현임을 기억하자.


정책은 제약이 아니다. 그것은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더 대담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허락된 '안전 프레임워크'이다. 그 프레임워크를 무기로 삼아, 흔들리지 않는 프로덕트를 만들라. 그것이 바로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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