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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킴 Feb 24. 2021

31. 겨드랑이 착색과 부유방

임신과 출산을 통해 내가 겪은 몸의 변화 1

임신 중 겨드랑이의 변화는 내가 가장 경악한 증상 중 하나다. 겨드랑이가 새까맣게 착색되는 것이었다. 유두의 색도 짙게 변하지만 남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니 괜찮다. 하지만 겨드랑이는 민소매를 입으면 보이는 곳이다. 거기다가 부유방까지 부풀어 오르면서 겨드랑이가 울룩불룩해졌다. 임신 중에는 가슴 하부부터 겨드랑이까지 유선이 발달하는데 겨드랑이에 유선조직이 많으면 부유방이 생긴다. 첫째는 11월 출산, 둘째는 10월 출산이라 둘 다 여름에 한창 임신 중~후반기를 보냈는데 여름이 참 덥고 불편했다. 손바닥 발바닥은 불이 붙은 듯 뜨겁고 덥지만, 겨드랑이는 가려야겠고 땀은 폭포수처럼 흐르고… 


민소매 운동복을 입고 수업과 촬영을 해오던 나는 이 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다. 겨드랑이를 가리자고 반팔 운동복을 입으니 땀으로 젖어서 불편하고 보기 싫은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민소매를 입기에는 부끄러웠다. 남들도 다 내 겨드랑이만 볼 것만 같았다. 안 그래도 임신으로 불편한 점이 많은데 이깟 겨드랑이까지 신경 쓰이다니! '에라이 모르겠다. 까자. 볼 테면 봐라'


이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는 남의 눈을 피해 숨는 것 보다는 내 눈을 가리고 오히려 겨드랑이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영상 촬영을 할 때 스포츠 브라만 입고 찍었는데 막상 영상으로 볼 때는 겨드랑이만 그렇게 도드라져 보이지는 않았다. '겨드랑이가 왜 그래요?'라는 댓글이 달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가까운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물어보곤 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수영복을 입어야 할 때도 겨드랑이를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노출했다. 콤플렉스는 드러낼수록 내 마음이 더 편해지는 것 같았다.


출산 후에 모유가 차오를 때는 유방뿐만 아니라 부유방도 함께 더욱 부풀어 올랐다. 겨드랑이에 얼음팩을 끼고 진정을 시켜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말 천만다행인 것은 단유를 하고 나니 부유방도 사라지고 착색되었던 겨드랑이도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둘째를 임신 한 지금 또다시 착색되고 부풀어 올라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기에 첫째 임신 때에 비해서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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