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
나는 눈을 감고 마음을 스케치북 삼아 펜을 들었다.
오직 머릿속에서만 행해지는 행위이다.
상상 속에 길을 그리고
길모퉁이에 풀과 돌도 그렸다.
그 위로 아카시아 나무와 상수리나무를 그려 넣으니 조금 더 풍성해 보인다.
하늘에는 해를 그리고 나무아래로는 숲 그림자를 그려 넣었야겠다.
그리곤 나는 길가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그래 오늘은 이쯤에서 쉬자.
싱숭생숭한 마음을 이 길에 내려놓아야지!
앉아있다 보면 상쾌한 숲향이 가슴속까지
샤워시켜 줄 테다. 마음속이 다 비워지면 눈을 다시 떠보자.
그곳엔 민들레가 방긋 웃고 있을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