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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라는 이름



그녀는 시인이 아닌 지도 모른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

소수의 사람들은

그녀를 시인이라고 말하거나

여전한 문학소녀라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스스로가 시인인가를 의문한다


20대에 정신없이 글을 썼다

문학지에 글을 올리고

그것이 선택되기를 희망했고 선택되었다.

그 후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이 후 어느 날부터

그녀는 시를 쓰지 않았다

시를 쓰지 못했다

삶이 시를 쓰기에 버거웠다고 

삶이 그녀를 너무 지치게 해서

모든 언어를 도난 당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글을 쓸 때면

절망과 좌절의 단어들이 줄을 잇는 것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시를 쓰지 않았다

아니 시를 쓰지 않기로 했다


시는 사치일 수도 있었고

시는 그녀를 벼랑 끝 절망속으로

인도할 것 같았으므로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한 군데로 응집할 수 있는 

길고  치열한 고독의 상태가 필요하다‘고 말한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말은 옳다    


그녀는 스스로의 생각과

그녀를 둘러 싼 환경과 존재들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없었다


이상한 자책과 비난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버렸거나 

잊었거나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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