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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긍정의 비밀을 알고 있다
May 04. 2022
꽃을 바라보다가
2022년 5월 3일 화요일 은희
벚꽃이 피려고 꽃봉오리로 대기 중일 때
온통 연분홍으로 뒤덮일 벚나무를 보며
축제가 끝난 뒤의 허탈함에 대해 생각했던 적이
아마도 누구에게나 있었을 거야
이제 아카시아꽃이 하얀 몸을 열려고 해
꽃은 피기 시작하면
채 열흘도 가지 않고
우리 곁을 떠나지
또 예쁜 꽃을 시샘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바람은 미풍으로 불다가도
세찬 바람을 보내와 꽃의 자태를
흔들어 놓잖아
때 아닌 봄비는 또 어떻고
한 해 농사와
목말랐던 대지에게는
축복이겠으나
이미 개화한 꽃들에게는
치명타잖아
긴 겨울을 이겨내고
마침내 물기를 머금고 피어난
어여쁜 꽃이 기어이 땅 밑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누군가는 보고 싶었던 걸까
풀과 나무가 세포를 지닌 존재로 살아가며
바람과 햇빛 비와 공기 속에서
작은 몸짓으로
소리 없이 몸부림치 듯
우리도 그렇게 시샘하며
몸부림치며 살다가
서서히 시든 세포가 되어 가겠지
꽃은 시들어도 꽃이고
사람도 늙는다고 하여
사람이 아닌 건 아니지
살아있는 생명으로
생명의 한계를 부인할 수 없는
세포의 존재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볼까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싶고
자문받고 싶지만
대부분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다
우리는 객관성을 주장하기보다
살아온 연륜으로
그 너그러운 지혜로
어느 정도는 삶을 이해할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단지
표면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듣는 이와 말하는 이의
의도는 다르다
속 깊이 그 사람이 되어
이야기를 듣는다면
우리들의 갈등은
어쩌면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월한 지위에 서고 싶고
타인들로부터 그 누구보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은
점잖은 한 사람이 순식간에 달라지고
그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때로 분노하게도 한다
인생이란
그리고 우리들의 관계란
해와 달, 그리고 빛과 그림자처럼
밝음과 어둠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너그러워져라
조금 더 겸손해지고
희망 같은 꿈을 지녀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