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어느 날 밤에.
오늘은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다.
시계는 없지만 이미 자정은 한참 지났다.
나 혼자 "오늘"이라는 시간을 붙잡고
"오늘"은 어제라고,
오늘은 "내일"이라고 인정하지 못한다.
딱히 보람찬 일도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오늘이 아쉬워서,
그냥 목요일보다는 수요일이 더 좋아서,
아직 "내일"이 있다는 희망을 붙잡고,
기회를 한번 더 얻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지금의 나는 오늘의 나인가,
어제의 나인가, 아니면 내일의 나인가.
내일부터 하기로 했던 다이어트는
그럼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 당장은 좀 출출한데.......
일단 뭐 좀 먹고 생각해 볼까.
어쩌면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지나간 오늘을 애써 붙잡으며
질척거리는 전남친 같이 구는 이유는,
오늘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보다
막연한 내일에 대한 불안함인가 보다.
아니면,
다가올 다이어트에 대한 험난함 때문인가.
오늘 지난 노트를 정리하다 발견한 글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저녁 9시 반에 아이들과 함께 잠들어서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독서를 하는 패턴을 매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여름에 쓴 것 같은 글이다. 이래서 글을 쓰면 꼭 옆에 날짜를 적어놓아야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