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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권 Nov 16. 2024

내 아이디어가 좋을까 나쁠까?

올바름과 신선함의 기준으로 본 4가지 유형의 창의적 아이디어

[좌] 훈민정음. 올바른데 신선하기까지한 아이디어의 대표적 사례; [중] 초기의 코카콜라 라벨. 두통을 치료하고 피로를 회복해 준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우] 베이비 케이지


우리는 늘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한다. 하지만 종종 다양한 아이디어 중 어느 것이 좋은지 판단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종종 적용하는 잣대를 소개한다. 


올바름과 신선함. 


이 기준으로 좋은 아이디어의 순위를  분류하면:


1. 올바른데 신선하기까지 한 아이디어

2. 틀렸지만 신선한 아이디어

3. 올바르지만 진부한 아이디어

4. 틀린 데다 진부하기까지 한 아이디어


올바르다는 것은 넓게는 공공의 이익이나 윤리에 부합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석이나 해결책이 합당한가이다. 쉽고 편리한 훈민정음을 만들어 많은 백성들이 자신의 뜻을 펴게 한다는 세종대왕의 아이디는 넓은 의미에서 올바르다.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문제에 대한 해석과 새로운 문자를 만든다는 해결책도 구체적인 의미에서 올바르다. 


신선하다는 것은 식상하지 않고 새롭다는 것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새롭거나 색다른 해결책을 가진 아이디어라는 거다. 세종대왕이 도입한 과학적인 아이디어들은 어렵고 복잡한 한자와는 완전히 다른 쉽고 편리한 문자를 창제할 수 있게 했다. 개선이 아니라 혁신이었다. 한자를 단순화하고 유형화해서 만든 일본의 가나 문자와 비교된다. 


아이디어 순위를 따라 예시를 떠올려보면 다음과 같다. 쉬운 이해를 위해 다소 일상과 동떨어진 유명한 예시만 사용한 점 양해 바란다.  


1. 올바른데 신선하기까지 한 아이디어훈민정음이 올바른데 신선하기까지 한 아이디어라는 것에 의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발명품들"을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거북선, 금속활자 (고려), 금속활자 인쇄술 (독일 구텐베르크), 나침반, 인터넷, 비행기, 배터리, 백신 등이 나온다. 올바르고 신선하다.


2. 틀렸지만 신선한 아이디어: 의도는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된 예시는 생각보다 많다. 협심증 치료를 목적으로 했던 비아그라, 가짜 "기적의 약"으로 시작한 콜라, 실수로 발명된 페니실린, 심박수측정기를 개발하려다 실수로 발명한 심박동조율기 등을 들 수 있다. 틀렸지만 신선해서 좋다.


3. 올바르지만 진부한 아이디어: 일본의 가나 문자는 좀 더 간편한 문자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는 올바르지만 한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에 있어서는 진부하다. 정치적 올바름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접근성) 진부하게 적용한 몇몇 할리우드 영화들 (인어공주, 최근 마블 영화들)도 이 유형에 포함시킬 수 있다. 신선하진 않지만 이해된다.


4. 틀린 데다 진부하기까지 한 아이디어: 이 유형은 깊게 생각해 볼 가치는 없을 듯하다. 베이비 케이지*, 석면을 사용한 제품, 납 페인트, 스팸메일, 주택담보대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무조건 피해야 하는 아이디어다.


*베이비 케이지: 아파트 창문 밖에 1 제곱미터 남짓한 철창을 매달아 유아가 바깥공기를 쐴 수 있게 하는 장치. 공기를 통해 전념되는 결핵이 유행했던 1900년도 초에 미국과 영국에서 인기를 끌었었다 (상단 우측 그림 참조).  



올바름과 신선함을 잣대로 네 가지 유형의 아이디어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에 대응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이 잣대를 사용해 보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다툴 때

집안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진로를 고민할 때

학교나 직장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

제안서를 작성할 때

창의적인 작업을 할 때....


모든 아이디어가 올바르고 신선할 수는 없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틀리고 진부해지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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