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심

#Paris_3

by annamood



Anna in Paris의 마지막 일정인 대망의 스냅 촬영! 혼자 여행을 하기 때문에 예쁜 파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나를 담지 못할 거라는 아쉬움에 고민을 하다 예약을 했다. 사진은 단연 한국인이 최고이기 때문에 한국인 작가님으로!

20대 안나의 파리를 남기고 싶었다. 이런 이벤트는 날 위해 아낌없이 질렀던 것 같다.



작가님과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 에펠타워 근처의 역을 가기 위해 악명 높은 파리 지하철을 탔다. 악취가 심하다 더럽다 등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들어서 잔뜩 긴장하고 들어섰는데 생각보다 더럽지 않았다. 악취도 나지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국의 지옥철이 떠올랐다. 세계 어딜 가나 도시 대중교통은 미어터지는구나............



작가님을 만나서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게 재밌게 잘 찍었다. 다만 날씨가 우중충하고 비도 조금씩 내려서 Paris in Rain 노래와 똑같은 감성의 날씨였다. 맑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흐린 날만의 느낌이 있으니!

에펠탑과 함께한 나의 사진도 작가님이 잘 찍어주셨으리라 믿고 그 흔한 에펠타워와의 셀카도 한 장 찍지 않았다.

(이건 조금 아쉬운 부분...)

사진은 최소 2주 후에 받을 수 있다고 했고, 순례길 걸으면서 사진을 받을 생각 하니까 은근 기대도 되고 좋았다.

살면서 기다리는 무언가 있다는 건 참 설레는 일 같다.



파리의 지옥철/ 이 날 처음 본 에펠타워/ 포스있는 백발의 노부부




오전 일찍 스냅을 찍고 배고파서 근처 레스토랑으로 갔다. 그냥 맛집 검색 같은 것도 없고 보이는 곳 가까운 곳으로 들어갔다. 파리에서는 한 번도 메뉴도 실패한 적 없었다. 정말 다 맛있었다.



이름 모를 레스토랑이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파리에서의 식사는 모두 성공적.




오후엔 몇 년 전부터 인스타그램으로 서로 팔로우하던 프랑스인이 있었는데 동갑이고 대화도 잘 통하고 괜찮은 친구인 거 같아서 파리 온 김에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SNS를 통해 알게 된 친구 미키와 얼굴 보고 대화하고 친히 관광지도 데려가 줘서 덕분에 안전하게 구글 지도 따위 필요 없이 다녔다.


파리에 왔으니 푸아그라도 먹어보고 싶어서 간단히 와인 한잔에 푸아그라도 먹고 92년생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도 이야기 나누고~ 참나 유럽에 오니까 왠지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같이 시간 보내다가 근처에 친구가 좋아하는 미술관에 가서 작품도 감상했다. 유명한 미술관은 아니고 파리 한적한 곳에 있는 미술관이 었는데 거기서 엄정화 언니를 봤다. 띠용?

정말 뜬금없지만 나도 너무 놀랐다. 딱 보면 연예인 포스가 있었다. 그렇게 우연하게 파리에서 한국 연예인도 보고 신기했다.

에펠 타워 근처로 내려와서 와인 한잔 마시며 순례길을 잘 다녀오라는 응원과 앞으로도 연락하며 지내자는 대화를 끝으로 미키와 헤어졌다. 에펠타워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만나기로한 약속 장소/ 맛 없었던 푸아그라 / 관광지 도장 찍기
엄정화언니 만났던 Palais de Tokyo 미술관
에펠타워 앞에 있는 레스토랑 / 빛나는 에펠 타워




까먹으신 분 있으실까 봐, 전 순례길을 가려고 유럽에 왔습니다. 이제 파리에서 이런 사치도 얼마 안 남았어요.

얼마 안 남은 파리에서 나는 또 이상한 모험심이 들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헤어제품을 기획했어서 프랑스 미용실이 문득 궁금해졌다. 궁금하면? 해보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미용실에 들어갔다. 그래도 나름 파리 시내에 있는 겉에서 보면 규모도 있는 좋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직원들 모두 당황해하는 눈빛에 나도 당황했고 심지어 영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한번 발을 들인 거 그냥 나가긴 아쉬워서 손짓 발짓하며 머리를 잘라달라고 했다. 주인 같은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직접 머리도 감겨주고 잘라주셨다. 아.. 근데 머리를 감을 때부터 깨달았다. 이건 망했다는 걸. 우리나라의 그 시원한 손맛이 없었다. 차라리 내가 감고 싶었다. 근데 뭐 어떡해 말도 안 통하는데 가만히 있어야지. 휴. 정말 정성을 다해서 잘라주는 모습에 그걸로 만족했다. 한번 가위질할 때마다 내 눈치를 보면서 자르셨다. 결과는 뭐 그냥 가위로 자른 머리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까지는 그냥 뭐 그럭저럭 만족.

그렇게 나와서 우연히 본........... 뒷머리는 충격적이었다. 양재에 차홍 디자이너 언니가 보고 싶었다. 심지어 가격은 약 8만 원이었다. 왜 손흥민도 한국 올 때마다 머리를 자르는지 알겠다. 인간은 왜 꼭 내가 경험해봐야 깨닫는 걸까... 안 그래도 비율 안 좋고 등산복 입고 다니는 아시아인인데 머리까지 거지가 됐다. 망했어!




겉모습은 까리한 파리의 미용실이지만 머리 커트 실력은 충격적..뒷머리 참고



순례길에 필요한 짐 외에 나머지는 나의 유럽여행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친구에게 보내는 일이 남았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걱정했었는데 정말 좋은 친구들 덕분에 일이 잘 진행됐다. 프랑스 친구 니코가 fedex와 같은 일을 하는 친구였다. 짐을 자기 사무실에 보내 놓으면 직원가로 스페인까지 보내주겠다고 해줬고, 바셀 사는 친구 은별이가 기꺼이 짐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겠다고 해줬다.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다.

친구들 덕분에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해결돼서 니코 사무실에 캐리어만 후딱 맡기고 혼자 거하게 스테이크를 썰며 마지막 점심을 즐겼다.



니코가 일하는 사무실/ 짐 맡기고 영수증과 함께 / 프랑스 요리 최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밤, 그동안 신세 졌던 토마스와 홈메이트 친구들에게 대접하고 싶어서 파리의 한식당으로 초대를 했다. 구글 평점을 믿고 데려갔는데 결과적으로 완전 성공이었다. 토마스는 이런 곳은 어떻게 찾았냐며 주소도 받아가고 친구들도 한국음식은 처음이라는데 맛있게 먹어줘서 너무 좋았다. 식사를 하는데 오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빨리 집에 가자고 해서 후다닥 먹고 집으로 왔다. 유럽인들의 축구사랑은 대단한 거 같다.

그렇게 나름 긴장했던 외출이 1차 만에 후다닥 끝났고 집으로 돌아와 다 같이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봤다.

손흥민이 경기에 있어서 너무 뿌듯했다. 크 한국인! 92년생 동갑! 왠지 더 뿌듯!!


재밌게 축구도 보고 순례길에서는 술도 못 마시겠지 라는 생각에 술도 마저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마지막 날 되어 친구들과 인사를 하니까 정말 내가 이제 고생하러 가는 구나라며 실감이 났다.

이제 관광객 모드 끝났고, 순례자의 모습으로 순례길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