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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Feb 21. 2023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팔이피플

햇살 좋은 날 공원에서 만난 에스토니아 자매



날이 너무 좋은 코펜하겐의 한 여름날.

주말에 남편과 공원으로 피크닉을 갔다.


기분이 좋아 평소라면 절대 안 가는 한식당에 치킨도 포장하고 편의점에서 맥주도 사들고,

플라잉타이거에서 산 돗자리 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한국 한강에서 먹는 치킨맛에 비하면 약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고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꼬마 숙녀들이 다가왔다.

아무리 꼬마들이라지만 낯선 사람이기도 하고.. 속으로 오지 마라 오지 마라 하고 있었다.

나의 편견 아닌 편견이 무색하게 인사를 하며 우리에게 왔다. 

에스토니아에서 자매라면서 그중 동생이 "저는 마술사예요! 마술을 보여드릴까요?"로

시작하더니 신나게 재롱을 부렸다.

자기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방에서 보이면 안 될 마술 아이템들이 다 보이는데 못 본 척해줬다.

마술을 몇 개나 준비한 건지 모를 만큼 우리의 정신을 쏙 빼놨다.


그러다 언니가 말을 시작했다. 자신은 취미로 목걸이와 팔찌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다며

보고 맘에 드는 게 있으면 구매할 수 있다고 바구니를 건네줬다.

안에는 컬러풀하고 귀여운 액세서리들이 포장되어 있었다.

그 옆에 마술사 동생은 자신은 단지 마술을 좋아한다며 언니를 도와준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사든 안 사든 관심 없고 자신의 마술에 만족하고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가 리액션을 잘해줘서 그런가? 우리가 맘에 들었는지 꼬맹이는 가방에서 스티커를 꺼내더니 

몇 개 없는 하트 모양의 스티커를 한가득 붙여줬다.

그 나이대에 스티커가 얼마나 귀한데! 갑자기 나는 감동!


예의상 하나 사주려고 했는데 정말 예쁘게 잘 만들었고 내 취향 노란색이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하나 구매해 줬다.


꼬마 숙녀들이 너무 귀엽고 또 언니 동생이 함께 그들만의 주말을 보내는 게 보기 좋았다.

결국 나는 호갱을 당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팔이피플이었다.





유튜브 브이로그 링크 :

https://youtu.be/SyU16Djab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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