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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Oct 31. 2024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빈 의자가 되어준 남편


우리 아드님이 오랜만에 집에 들어오셨다. 학교에서 밤늦게 작업을 하다가 수업에 늦을 수 있어서 학교와 사무실에서 자고 수업이 끝나고 저녁에 집에 들어오신다.



요즘 아들들이 귀하신 몸이니 존대어가 그냥 나온다. 그런 아드님이 우리 부부가 밤을 먹고 있는데 들어왔다. 아들이 저녁 시간에 들어오니 같이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서 고기를 좀 더 구우려고 일어섰다.



아들은 먹고 왔다고 하면서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품 속에서 고로께 빵을 꺼내서 먹으려고 했다. 아이가 고로께 빵을 먹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그런 아들의 마음보다 내 마음이 더 빨리 나타났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저번에도 고로께 빵을 사 와서 에어 후라이에 구워서 잘라주기까지 했는데 오늘은 화가 머리까지 났다. 튀긴 음식이 안 좋은데 치킨이며 햄버거, 콜라 같은 음식을 자주 먹으니 나는 늘 불만이었다. 그런 염려가 오늘 한꺼번에 터져버렸다.



애꿎은 남편을 붙들고 아비나 아들이나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똑같다고 말하게 되었다. 남편은 술을 자주 먹기에 내가 화내는 것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오늘은 남편이 일찍 밥을 먹어서 설거지를 하게 되었다. 아들 때문에 화가 난 나는 평소에 남편의 설거지가 이러 저러하다고 계속 잔소리만 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그렇게 밥을 먹고 남편과 차를 타고 나가면서 안 좋은 생활 습관을 갖은 아들에 대한 걱정이 20, 30년 넘은  미래까지 소설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런 내 모습이 요즘에 읽는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라는 책처럼 내 생각이 너무  많아 걱정을 만들며 소설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똑같은 내 배속에서 나온 아들인데 큰 아들과 정반대인 아들이라고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 하소연을 하고 나니 그때에서야 화가 풀리면서 내가 아들에게 화가 많이 났다는 감정까지 이해가 되었다.



예전부터 작은 아들을 큰 아들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랬다. 그리고 아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보다 내 입장만을 생각했다. 그래서 빈 의자를 아들이라고 생각이며 그 아들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빈 의자에 있는 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건강보다는 맛있는 것을 더 선호하는 자신을 이해해 주고 형과 다른 모습도 사랑해 주었으면 할 것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지 않아도 형처럼 자기관리를 잘하지 않아도 나에게는 소중한 아들이다. 엄마로서 아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않고 나의 판단과 기대로 아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나를 객관화할 수 있었던 힘은 여러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 볼 수 있었다. 아직도 부족한 엄마이지만 평생 엄마로 아들에게 어떤 사랑을 주어야 하는지 오늘도 빈 의자를 두고 생각해 본다.










엄마 심리 수업저자윤우상출판심플라이프발매2019.05.25.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저자변지영출판카시오페아발매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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