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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ejuli Aug 22. 2021

와인은줄리랑11_레드 잔 따로, 화이트 잔 따로

술 맛은 ‘잔 맛’이 좌우한다.

와인뿐만이 아니다. 술 종류에 맞는 잔에 집착하게 되는 걸까? 제아무리 맛있고 때깔 고운 칵테일이라도 사기로 만든 머그컵에 마시면 제 맛이 안 난다. 더욱이 와인은 눈으로 빛깔을 즐기는 술이다. 어느 잔에 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와인 잔 하나 정도는 사두는 게 좋다. 처음 와인 잔을 살 때 제일 먼저 고민하는 게 잔의 모양이다.

레드 와인 잔과 화이트 와인 잔을 구분해서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향 때문이다. 레드 와인 잔의 볼이 넓은 이유는 잔 안에 향을 충분히 모아 그 향을 더 잘 맡기 위해서다. 화이트 와인에 비해 향이 더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화이트 와인은 향이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큰 잔이 필요 없다. 또 차게 마셔야 더 맛있으니까 볼이 넓은 잔은 오히려 금방 식어 방해가 된다.

샴페인 잔은 유난히 볼이 좁고 길다. 샴페인은 잔이 빌 때까지 수면 위에 거품이 남아 있고,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기포가 올라와야 맛이 나는 술이다. 그래서 샴페인 잔은 좁고 길어야 최대한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적어 기포도, 거품도 서서히 사라진다.

초심자라면 화이트 잔을 살 지 레드 잔을 살 지 고민이 된다. 이럴 땐 적당히 통통하고 입구가 살짝 좁아지는 중간 크기의 잔을 사면 된다. 일명 테이스팅용 잔. 이 잔이라면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을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건 볼의 넓이가 아니라 잔의 색깔과 두께다. 잔이 투명해야 와인의 색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너무 두껍지 않아야 한다. 너무 두꺼우면 혀에 닿는 와인의 양을 조절하기가 어려워 맛도 떨어진다. 그래서 좋은 잔은 유리보다 더 얇고 견고한 크리스털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