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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얼른 Oct 03. 2021

어떻게 지내?

근황 주저리주저리

1.

기록을 멈췄다.

일기를 들춰보니 8월부터 요즘까지, 2개월 정도였다. 끊긴 건 8월이지만, 7월부터 일기를 몰아 쓰곤 했다. 일에 치여 살기도 했고 나를 괴롭히는 감정들과 마주하기 싫었던 것 같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일기를 안 쓰니깐 매 순간의 나의 생각과 감정들이 분명 떠올랐는데,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10월의 기록을 시작했다. 안 하다가 다시 하려는 게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색하다.


2.

불안은 관계에서 온다.

썼던 일기를 들춰보니, 나는 여전히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 일기 속 나를 보고 있자니, 불안의 근원이 관계임을 알게 된다.

- 사람 간의 관계 :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상대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것 같다. 그들의 각기 다른 입장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다 보면, 어느새 내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나는 누가 챙기나?"... 너무 아이 같은 생각이다. 나는 내가 챙겨야지. 그들도 자신을 지키려 그랬을 테니깐.

- 일과의 관계 : 일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 거대하게 존재해 나를 압박한다.  트로이 목마처럼, 안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그것이 얽혀  수많은 사람 간의 관계를 파생한다. 일과의 관계는 깔끔히 마무리 짓기 전까지 계속된 불안이 수반된다. 일이 어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다. 책임감이다. 그래서 다들 "이왕이면 사랑하는 일을 하라"라고 하는  같다. 사랑한다면 불안해도 버틸 힘이 생길 테니깐.

그래서 나는 일을 사랑하고 있나? 사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3.

영감을 주는 사람들

불안은 싹 다 잊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책에도 있고, 인터뷰 영상 속에도 있지만 그간은 특히 주변에 많이 있었다. 행보 자체만으로도 영감을 주는 사람들, 열심히 살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사람들이다. 영감을 주는 기준은 신기하게도, 나이와 경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 사람의 삶의 태도, 느껴지는 에너지 같은 것에서 온다. 일일이 다 표현하진 못해도 그들에게 너무 고맙다. 그들 간의 관계는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


4.

불안은 친구, 행복은 손님

행복한 삶을 기본값으로 두려고 했던 때가 있었다.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을 하나둘씩 제거했고, 처음엔 꽤 행복하다고 느꼈다. "불안하지 않으니 행복하다"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새 불안은 내 삶에 잠식해 있었다. 자의든 타의든,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불안은 늘 함께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불안은 평생 제일 많은 시간 함께하는 친구 같은 거였다. 그 불안이라는 친구를 잘 다스리며 어깨동무하고 가는 사람들이 진짜 멋진 어른이다. 그들의 과거를 보면 하나라도 더 행동하고, 하나라도 더 경험치를 쌓아왔다. 수많은 행동과 경험이 불안을 무뎌지게 만든다. 나 역시도 "불안해서 불안"했는데, 이제는 "불안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그 지점들을 점점 더 넓혀가야겠다.

그렇게 살다 보면 간간히 행복이 찾아온다. 그 간간한 행복이 너무 강력해서, 그 여파로 다시 불안을 돌파한다.


5.

불안, 사람, 사랑, 행복

불안은 관계를 통해서, 관계는 일에서 파도처럼 온다.

불안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친구 같은 감정이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사랑하는 일을 하자. 사랑은 불안보다 무조건 강하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관계를 통해 불안이 아닌 영감을 준다면, 그들과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자.

행복하자, 원하는 삶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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