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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May 21. 2022

밥벌이로 하는 글쓰기의 무게

글쓰기가 업이 되니 오히려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면 이상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왠지 모를 부담감을 느끼곤 한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직장인만큼의 연봉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그냥 취미로 해야겠다며 일종의 단념(?)을 했었던 것 같다.


취미로 글을 쓸 땐 글 쓰는 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누군가 읽어주면 고마운 거고, 안 읽으면 그만이었다. 나는 어쨌든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이전에 내가 했던 일들은 딱히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 일들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부담 없이 글을 썼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어쩌다 보니 감사하게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인 '테크니컬 라이터'가 되었다. (실무를 시작하고서 깨달은 현실은 테크니컬 라이터는 글쓰기만으로 밥벌이를 하는 직무는 아니다) 테크니컬 라이터에게 글쓰기 능력은 중요하고도 정말 기본적인 능력이라,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부담이 아닌 부담이 된다.


지금 직무엔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없다. 내가 몇 개의 글을 쓰고, 어떤 글이 성과가 좋은 글인지 딱히 성과를 측정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잘 쓴 글은 분명히 다르다. 이래서 테크니컬 라이터가 필요하구나, 역시 테크니컬 라이터가 쓴 글은 다르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몇 번의 상업적인(?) 산출물인 회사 블로그를 써냈고,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내면엔 늘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과연 내가 쓴 이 글이 얼마만큼의 돈을 받을 퀄리티가 있는 걸까? 매번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정작 회사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오히려 회사에선 잘한다 잘한다 소리를 더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자기 자랑인지, 쓸데없는 고민인지 알 수 없는 오랜만의 브런치 포스팅.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이런 속마음 고백을 하는 이유는 그동안 미뤄뒀던 브런치 글 업로드에 대한 자기반성이자 변명이다. 그냥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어떨까? 이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글쓰기에 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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