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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장 Aug 25. 2024

'월급'의 소중함

육아휴직 돌입 '16개월 차' 아빠의 이야기


  육아를 목적으로 휴직을 할 경우 '육아휴직 수당'이 지급된다. 나 또한 엄연한 육아휴직자이기 때문에 육아휴직 후 매달 급여일에 맞춰 수당을 받아왔다. 휴직 전 통장에 찍히던 급여액에 비하면 매우 매우 아쉬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게 웬 떡인가!'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수당이 지급되는 휴직기간은 1년뿐. 아기가 태어난 지 이제 16개월이 되었고, 내가 육아휴직에 돌입한 지도 16개월이 지났다. 그 말인즉슨, 잠시나마 통장을 스치고 지나가던 수입이 더 이상 1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물론 아내가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비 걱정은 없다. 둘이 벌어 둘이 먹고 살 때에 비해 혼자 벌어 셋이 먹고사는 생활이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현재의 삶이 불편하다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월급을 받'았던' 날이 돌아오면,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정작 버는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여간 찜찜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내로부터 카드와 현금을 받아서 필요할 때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지만, 그래도 뭔가 마음 한 구석이 헛헛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


  요즘에는 육아가 힘들어 복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보다, 매달 통장을 방문해 주던 월급이 그리워 복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막상 복직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이 아가와 하루 종일 살을 부비며 지내는 삶은 꿈도 꾸지 못할 터. 이내 헛헛한 마음은 저 멀리 물러가고 그저 감사해야겠다는 마음뿐!


  그래도 가끔은... 정말 월급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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