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비행과 완벽주의

by 너일론

| 100점짜리 하루


"오늘 하루는 100점짜리로 완벽하게 살고 싶어."


조종사에게 실수는 가볍지 않다.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나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 중 모든 감각을 동원하는 훈련을 받고, 수많은 절차와 체크리스트를 반복하는 이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실수가 생긴다.

금방 바로잡을 수 있는 작은 실수지만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왜 그걸 빠뜨렸지?'

'조금만 더 확인했으면 됐는데.'


실수를 곱씹을수록 또 다른 실수가 생기고, 생각은 서로 엉켜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 잔상은 잠자리에서까지 나를 괴롭혔다.



| 작은 실수 하나쯤은 그저 하루의 일부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스스로에게 엄격할까?'


그래서 기준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100점이 아니라 90점으로도 충분하다고.


작은 실수 하나쯤은 그저 하루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비행 중 실수를 발견하면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내가 할 실수는 너였구나!'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나면 남은 일들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실수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는 더 많은 실수를 했다.

작은 실수를 받아들이기로 하자 오히려 균형이 잡혔다.


마음이 편해지자 가끔 아무 실수도 없는 날이 찾아온다.

그런 날은 자연스럽게 100점짜리 하루가 된다.

기장님의 실수까지 자연스럽게 커버한 날은 200점짜리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 90점짜리 하루도 충분히 괜찮다


시험에서 90점 맞은 친구에게는 잘했다고 말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100점이 아니면 인색해진다.

우리는 10퍼센트의 실수 때문에 90퍼센트의 잘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닐까.


매일매일이 100점일 필요는 없다.

90점짜리 하루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