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행복의 기원을 읽고

우린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행복은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

by JW

한때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퇴사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평생 글을 쓰며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하지만 행복의 기원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어떤 길을 택하든 완벽하게 100% 행복한 삶은 없다.

그리고, 지금의 삶에서 행복하지 못하면 어떤 삶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


책에 따르면 우리의 행복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가 원조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관 또한 다분히 목적론적이다.

그에게 삶은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추구하며 그것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때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궁극적인 목표를 행복이라고 보았다.


...


그래서 그는 행복을 'summon honum'이라고 단절했다다.

라틴어로 'summum'은 '최고'라는 뜻이고 'bonum'은 '좋다'라는 의미다.

즉, 행복은 최고 선이 되는 것이다.


- 행복의 기원, pg 46 -



그렇게 우리는 항상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우리는 저 끝을 향해 끝없이 달리다 보면 언젠가 행복해질 거라고.

지금의 불행, 혹은 힘듦은 모두 미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행복을 위한 종착역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중간중간 행복이라는 정거장이 있었을 뿐.

그리고 그 정거장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허황된 종착역을 쫒다

스스로 만든 덫에 빠져 달리고, 달리고, 또 끝없이 달리게 된다.



"대다수의 한국인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등학생은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생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년은 노후 준비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산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이렇게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정작 행복이 담겨 있는 곳은 'being'이다."


- 행복의 기원, pg 119 -



우리들은 인생의 특정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행복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내가 친구와 놀지 않고 공부를 했다면,

미래의 나는 틀림없이 행복할 것이라고.


지금 놀지 않고 이 보고를 끝내면,

일주일 뒤의 나는 행복하고 여유로울 것이라고.


하지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들어간 후 깨닫게 된 것은

그 행복감은 길면 일주일, 짧으면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는 것.


그것은 모두 "적응"이라는 것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그리고 수십 년의 연구에서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훨씬 행복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


아무리 대단한 조건을 갖게 되어도,

여기 딸려 왔던 행복감은 생존을 위해 곧 초기화 돼버리기 때문이다."


- 행복의 기원, pg 123 -



실제로 2달 동안 끙끙 거리며 준비한 사장님 보고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행복해하는 팀원 분들과 팀장님이 사주신 따뜻한 칠리 새우를 먹고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꼈었다.


회사에서 얻은 큰 기회를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는 안도감과 행복감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행복한 순간은 지나갔고, 그 행복감은 금방 적응되었기 때문에

(물론 사장님 보고 회의록 쓰라는 팀장님의 지시도 한몫했다..)


그리고 최근에 남자친구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었다.

그 행복감은 물론 1시간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맛있게 햄버거를 먹는 남자친구를 보고 또 한 번 행복했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행복했다.


돌이켜보면, 삶은 큰 행복보다는 소소한 행복이 더 자주 나를 웃게 하고 더 살아 보고 싶게 만들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 행복의 기원, pg 125 -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바라보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며 자주 행복과 쾌락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행복을 목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아야 된다.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 행복의 기원, pg 10 -



이 책을 읽고 나는 더 이상 내가 선택하지 못한 삶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 삶을 살았더라면 나는 행복했을 거라고,

지금처럼 살지 않았더라면 나는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은 어쩌면 망상에 가깝다.


지금의 삶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나는,

그 어떤 삶을 살아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항상 가진 것을 감사하고,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것.


모두가 지금의 삶에서 행복하길.

작가의 이전글러닝을 다시 시작했다